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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6 13:16

민망한 숙자 아저씨..

조회 수 1001 추천 수 1 댓글 8

오전에 사료 부어놓으러 공원에 갔더니..

팔각정에 숙자 아저씨가 사각팬티 하나 달랑입고 누워 자네요.

 

모기한테 보시 하려고 하시나? 

우유랑 빵은 받으셨나?

 

집에서 늘상 보는 사각팬티만 입은 모습을

공원에서도 또 봐야하다니...

하긴 모....홀랑 벗은들 무슨 느낌이 있을라구요. ㅎㅎㅎ

 

숙자아저씨에게 명당자리를 빼앗기고

다른 후미진곳에서 코코와 굴렁쇠 녀석 특식 먹이고 있는데

숙자아저씨 ...고새 잠이 깨셨는지...

화장실 다녀오면서 .. 아는척을 하네요.

 

웜머~ 아는척 안해도 되는디.

기억력도 좋으시네.ㅎㅎㅎ

 

다행히 옆에 친한분들이 같이 계셔서 ..빤쭈만 입은 아저씨와 썰 푸는게  덜 민망했네요.

 

이 젊은 숙자아저씨...

굴렁쇠 디게 이뻐라하십니다.

 

저번에 잠깐 얘기 했는데... 고양이에 대해서도 많이 아세요.

 

저는.... 괭이에 대해서 아는척 하는분 앞에서는 기 세워 줄라고

완죤 쌩초보인척 합니다.

 

어디서 들으셨는지 길냥이 수명이 2-3년밖에 안된다는것도 아십니다.

고양이 학대사건도 알고 계시고.  

 

요때다~  요때로구나~ ㅎㅎㅎ

 

제가 과장 섞인 ... 안타까워 디지겄는... 지지리 궁상 얼굴을 하고

슬쩍 건넵니다.

 

공원에 짱돌 던지는 할배랑 아자씨들 많아 걱정이라고...

길고양이들이 너무 불쌍해서 이를 어쩌냐고...

나도 얘네들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만날때만 개밥 갖다 준다고..

개뻥의 달인 미카아주매..  

여기 저기 보탱이로 갖다놓은 괭이사료들이 걸어나온다.  거짓말 하지말라고. ㅎㅎㅎ 

 

어찌나 저찌나

이 아저씨...

팬티만 입고 주저앉아( 화장실 다녀온 모습은 좀 달라졌음.  윗도리 짦은거 하나 걸쳤음.  그래도 팬티 다 보임. )

굴렁쇠 머리통 쓰다듬어 주면서

분개하는 숙자 아저씨...

 

그런 인간들 눈에 띄면 동물학대죄로 신고하겠답니다.  혼 내겠답니다.

 

보아하니... 입고있는옷에... 가진것도 없이 동가숙 서가식 하는 처지에

핸드뽕도 없으면서 ... 신고는 어떻게 하실라구?

 

팬티만 입고 파출소까지 뛰실라구?

 

그치만..

말이라도 고맙게  해주는 숙자아저씨...  

술만 먹지 말고 얼렁 일자리 찾으셔서 부지런히 돈모아  집장만하셔서 괭이하나 기르면 잘기르겠던데.  

 

언젠가부터 ...

아니 ...길냥이 알고부터...서울역 노숙자 아저씨도 예사로 안보입니다.

어쩌면 길아이들보다 못한 생활..

괭이들은 술 먹고 난장은 안피우는데... ㅠㅠㅠ

어쩌다 저렇게 나락으로 떨어진 삶을 살고들 있나? 

 

숙자아자씨~

오늘까지만 공원에서 푹 자고

내일부터는 꼭 일자리 찾으세요.

돈 버시면... 우리 굴렁쇠에게  캔이라도 한개~ ㅎㅎㅎㅎ  

  • 토미맘 2013.07.26 16:45
    글을 아주 맛깔스럽게 쓰셔서
    읽으면서 계속 그 장면이 상상이되면서 웃음이 나오네여....ㅎㅎ
    소설가로 등단해보심이 어떠실른지요.....ㅎㅎㅎ
  • 미카엘라 2013.07.30 06:28
    아자씨 늘어진 팬티 상상하시고 웃으신건 아니죠? ㅎㅎㅎ
    우리 삐돌씨 나 이러고 돌아댕기는거 알면 난리날거에요.
    공원에 보따리 들고 기올라가는것도 모르는데
    빤쮸만 입고 있는 숙자아자씨와 같이 주저앉아 괭이 쓰다듬고 있으니...
    괭이땜에 별 체험을 많이도 하네요. ㅎㅎ
  • miru (대구) 2013.07.26 22:28
    제 생각도 토미맘님과 같음!ㅎㅎ 무슨 연재만화도 아닌데
    미카님 글 골라서 읽오보는 일인입니다!!ㅎㅎ 글 없는 날 왠지 서운하고..
    ㅎㅎ숙자 아저씨도 이 아저씨만 같으면야 신사죠..이 숙자 아저씨..
    안보이지만 왠지 호감간다능~ㅎㅎ 꼭 성공해서 캣파더가 되시는
    날이 오길 바래봅니다 ㅎㅎ
  • 미카엘라 2013.07.30 06:32
    으윽~ 창피합니다. ㅠㅠㅠ
    골라 읽을만한 글도 아닌데요.
    일상의 수다죠. 영양가없는. ㅎㅎㅎ

    그리고 숙자아자씨...
    그분 얼굴이 나부리족족 댕글댕글 구엽게 생기셨어요.
    술을 많이 먹었는지 코가 빨개서 좀 그렇긴 하더만.
    어서 돈을 벌어야지. 굴렁쇠 캔을 사던가 할텐데.
  • 바비냥냥이 2013.07.28 12:00
    그래도 그 노형이라는 분 마음은 따뜻하신가봐요 전 동물좋아하는 사람이면 심성이 다좋은것 같음
  • 미카엘라 2013.07.30 06:33
    저도 예전에 그런 생각 했었어요.
    동물 좋아하면 천사라고. ㅎㅎㅎ

    지금은...............................
  • 너만을영원히 2013.07.29 15:34
    ㅋㅋㅋㅋ
    전요 정말 이름이 숙자인줄알았어요~!
    ㅋㅋㅋ
    숙자,,숙자,,
    멋쥔이름입니다요~~!
    미카님의 센스가 눈부십니다~~!!
    그넘치는 재치발랄함이 또한번 절 웃게 만듭니다~~!!!!
    미카님~~!!짱~~~~!!!
  • 미카엘라 2013.07.30 06:35
    왜 그르쎄요~~~~~~~ ㅎㅎㅎ
    설마하니 숙자겠어요.
    영철이면 몰라도.

    잘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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