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회원

준비 회원

2013.10.02 09:33

아침부터 우울해요..

조회 수 887 추천 수 0 댓글 4

바쁜 출근시간 경비할배들이 쪼롬히 앉아계시다가 저희를 기다렸다는듯이 잰걸음으로 오시더니, 저기 한 번 봐봐 해서 가보니, 어젯 밤에 저희한테 닭가슴살 잘 받아먹었던 이제 한 3개월 가량 됐을까 싶은 새끼 길냥이가 비에 쫄딱 젖어서 숨만겨우 헐떡이며 누워있었어요..ㅜㅜ 부랴부랴 수건으로 싸서 이동장에 넣고 애 친정에 데려다놓고 동물병원으로 갔는데.. 출근시간이라 다들 빨리 올 수가 없었나봐요.. 이 녀석 기다리는 내내 그래도 꼬물딱 거렸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이름도 달밤이라고 지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숨을 안쉬더라구요.. 이동장 안고 있던 제 허벅지에 온기가 그대로 있는데...

 가장 먼저 출근한 간호사언니한테 혹시나 살았을지도 모르니 잘 부탁한다하고 출근을 하는 길에 병원쌤에게 전화가 왔네요.. 죽었다고.. 경비할배들 좀 일찍 얘기해주지..지난 번엔 7시 부터 문을 두드리더니.. 애가 상태가 너무 안좋았고 지병이 있었던 거 같다는데, 어젯밤만 해도 멀쩡했는데.. 경비할배들이 길냥이에게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분도 계시고 하지만, 그래도 설마 쥐약은 아니겠지 싶고.. 외상은 없는데.. 이왕 얘기해줄거 뭘로 좀 따뜻하게 싸주지 얼마나 추웠을까 싶어요. 콘크리트 바닥에서 털이 젖은채로 얼마나 누워있었던 건지..하필 비 오는 날에..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 소 현(순천) 2013.10.02 12:27
    그래도 경비분들 나름 맘은 썼는데 좀 따스하게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래도 엇저녁 맛난것 먹고 떠났으니 다행입니다.
    넘 슬퍼 하지 마세요.
  • 마마 2013.10.02 16:32
    사람도 내일을 모르듯 길아이들은 더 그렇겠지
    그냥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밖에 없어 안그러면 우리가 병들것 같아서
    힘내야 남은 애들 챙기지
    맘놓고 여행 갈수 있는 날 오겠지 정말 훌쩍 떠날까 싶다가 주저앉게 만드는 가여운 아이들
    같이 좀 묵고 살자 세상아ㅠㅠ
  • 터프리 2013.10.05 20:37
    챙기던애들 죽음을 마주 대할까봐 늘 두렵고 괴롭지요,,,
    맘이 단단히 챙기시고 힘내세요,,,
    저두 어떨때는 넘 우울하고 힘들고,,이러다 미치는거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그래도 집안에 애들 밖에애들 다 어쩌나,,,
    진짜 마마님 말처럼 우리가 건강해야 나머지 애들 보살펴줄수있어요,,,
    우리모두 건강 지켜요,,,,
  • 마동마미 2013.10.10 12:15
    남아있는 애들이라도 제 생명 살 수 있도록 챙겨주는게 저희들 몫 아닐까요? 아~ 가슴아파요..꼬물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이럴때마다 전 세상이 다 싫어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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