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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2.10 02:55

    1412[I'm a CATMOM]욘드에 홀리다

    조회 수 1488 추천 수 7 댓글 1

     I’m a CAT MOM

    욘드에 홀리다

    인권활동가 겸 작가 홀릭




    이동장 밖으로 발 내밀어 주인을 붙잡고 있는 고양이. 

    페이스북에 소개되어 꽤나 많은 애묘인들을 울린 이 한 장의 사진. 

    이 고양이의 이름은 비욘드(이하 욘드)라고 했다. 

    후지마비 길고양이와 아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을 담고 있는 

     <연두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인권활동가 겸 작가 홀릭 씨는 이런 욘드에게서 더 큰 힘을 얻고 있었다.


    연두이야기4.jpg

    출근길 홀릭 씨의 발에 자신의 발을 가져다 대고 있는 욘드.




    1. 사진은 꽤나 감동적입니다. 출퇴근 길에 촬영한 것이라구요. 

    상황설명을 좀 부탁드려요. 

    욘드는 후지마비 고양이예요. 뒷다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혼자서 배변을 보지 못해요. 옆에서 누군가가 

    정해진 시간에 맞춰 뉘어줘야만 하죠. 그래서 욘드는 다른 고양이와 좀 다른 삶을 누리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저희 집에서 저와 같이 살며 같이 출퇴근하고 있는데요. 저 말고도 부리는 집사가 

    여럿 되고요(웃음). 번듯한 직업도 갖고 있어요. 

    제가 소속된 비온뒤무지개재단의 마스코트거든요.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욘드를 돌보고 있는 거죠. 

    어려서부터  이동장으로 옮겨지며 이곳 저곳에서 생활해서인지 여느 고양이들과 달리 어딜 가든 

    적응을 잘해요. 흔들리는 이동장 안에서도 쿨쿨 잠도 잘 자고요. 사진에서처럼 출퇴근 길 이동장 안에서 

    욘드가 장난을 걸어올 때가 많은데 아마도 제가 옆에 있는지 확인하려고 그러는 것  같기도 해요. 




    2.  욘드는 후지마비 상태에서 구조된 길고양이라고 들었어요. 

    어떻게 욘드를 만나게 되었어요.

    정확히 작년 7월 18일의 일이예요. 마포 민중의집의 마을 어린이공부방 ‘토끼똥’ 선생님 두 분이 

    다른 곳에서 일을 마치고 오는데 전봇대 옆에서 여중생 두 명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더래요. 

    토끼똥 아이들도 1주일에 한번씩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 장면을  찍어서 

    아이들이게 보여 주려고 했대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엉덩이와 뒷다리가 까져 있고 피도 나고 있더래요.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 사무실로 돌아와버렸는데 자꾸 신경이 쓰여서 결국 박스 하나 들고 나갔답니다.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길에 공부방 아이들을 만나 같이 갔고요. 

    병원에서는 척추가 굽었고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평생 사람이 24시간 옆에 붙어 있으면서 

    직접 방광과 항문을 자극해 배변활동을 도와야 한다고 했대요.  

    사무실 같은 곳에서 공동육아방식으로 돌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마포에 있는 인권운동단체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는데, 우리 재단 사람들의 마음이 동했던 거죠. 


    욘드아기.jpg

    작년 후지마비 상태에서 구조된 욘드.




    3. 솔직히 장애묘라 결정이 쉽지가 않았을 것 같아요.  

    저의 경우 <고양이의 춤>을 보고 난 다음부터 길고양이에게 간간히 밥을 주며 애정을 쏟던 참이었어요. 

    소식을 듣자마자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가서 만나니 다가와서 기대고 다리 위에 올려 놓으니 

    얌전히도 앉아 있더라고요. 눈물이 났어요. 데려오고 싶었지요. 

    그럴려면 동료들이 모두 찬성 해야하는데, 대표님께서 동물을 반려한다는 것에 자신 없어 하는 분이라 

    걱정이 되었어요. 이왕 키우기로 마음 먹었다면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주의시거든요. 

    그래도 귀저기를 차고 있는 욘드를 찍어서 동료들에게 보냈어요. 혹시나 하고요. 

    모두들 “정말 아무도 데려갈 사람이 없으면 어쩌지”, “우리처럼 가정집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곳이어야  괜찮지 않을까”, “여러 명이 돌아가며 공동책임을 질 수 있는 곳이어야 

    대소변 문제도 잘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같은 마음이었죠. 

    그런데 이런 약간의 망설임과 약간의 용기 사이에서 누구보다 갈등하고 계시는 분이 

    대표님이셨어요.  인연이었던 거죠. 

    사무실에서 기르는 거니 입양이 아닌 ‘입사’로 하고, 월급을 주면 사료값이나 병원비가 나올 것이라는

    대화가 오갔어요. 그리고 제가 가서 데려왔어요. 

    구조되고 딱 3일만의 일이었습니다.    


    스크린샷 2014-12-11 오후 4.33.38.png

    사무실에 본격 출근하면서. 작년 10월 경. 



    4. 직무도 있고 월급도 받는 ‘출퇴근하는 직업 고양이 욘드’. 

    이쯤이면 욘드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일이겠지만 연봉이 궁금해져요. 

    재단의 마스코드로서 일은 잘 하는지도 궁금하고요.   

    월급은 월15만원인데요. 중성화 수술이나 후지마비에 따른 질환 등으로 인한 병원비로 

    벌써 6개월치나 봉급을 가불한 상태예요(웃음). 

    일은 정말 잘 하고 있고, 본인도 꽤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무실에 고양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밝아지더라고요. 존재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줘요. 

    재단에 오시는 손님들이 욘드부터 찾아요. 

    품에 안으면 고양이인지라 싫은 내색을 하지만 몇 초 정도는 참아주고요. 

    방문객들은 저마다 욘드와 다른 방식으로 관계맺기를 해요. 발톱을 깎아주는 분, 빗질해주는 분, 

    스크래쳐를 선물해주는 분, 캔 사료를 선물해주는 분, 귀저기를 선물해주는 분…. 

    욘드가 참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어요. 사람들이 욘드를 보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거죠. 

    마스코트란 단어가 갖고 있으면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는 물건이나 사람을 뜻하잖아요. 

    욘드가 사람들에게 이런 행복한 마음을 선물하기 때문에 

    행운의 상징으로서 충분히 역할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욘드마스코트.jpeg  

    KakaoTalk_Photo_2014-12-08-18-06-03_77.jpg

    욘드는 재단에서 마스코트로 일하고 있다. 사람들이 욘드를 보며 사랑을 느끼기 때문에 꽤나 일을 잘 하는 셈이다. 




    5. 욘드의 일상은 어떤가요. 자신의 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자기 몸의 반이나 되는, 축 저친 몸뚱아리를 끌고 다니는 그 작은 생명을 봤을 때, 

    눈물은 욘드가 아닌 제가 흘렸죠. 욘드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았어요. 

    거침 없이 오줌을 싸고 똥을 싸며 먹을 것을 보면 최선을 다해 달려가고요. 지금도 그래요. 

    하체의 일부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뒷다리는 그루밍도 잘 안하고요. 

    자기 집에 들어가 쉴 때도 상체만 넣어요. 

    불편해하지 않아요. 나머지 멀쩡한 몸만 가지고도 아쉬울 것 없는 훌륭한 묘생을 살고 있어요. 

    체터링을 하며 사냥도 하는데요, 보통 바퀴나 모기 같은 그 시선과 높이에서 잡을 수 있는 곤충들을 

    사냥감으로 삼더라고요. 몇 달 전에는 8층까지 올라온 잠자리가 욘드에게 잡혀 애석하게도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고요. 또 한 번은 욕실청소를 하고 있는데, 넘실거리는 물이 신기했는지 문턱에 

    엎드려서 그것을 잡으려고 앞발로 첨벙거리더라고요. 

    이런 욘드를 보며 힘을 얻고 위로 받는 사람은 오히려 저더라고요.  


    연두이야기5.jpg  

    욘드1.jpg

    흐르는 물이 신기해 앞발로 장난치고 있는 욘드.  나머지 멀쩡한 몸으로 아쉬울 것 없는 묘생을 살고 있다. 


     


    6. 대화의 주제를 좀 바꿔볼까요. 이 나라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배려는 커녕 

    지나치게 냉정하고 가혹하다는 생각이예요.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인권활동가로서 한 말씀 부탁드려요. 

    누구나 약자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다시 말해 누군가로부터 약자로 보여지는 게 싫은 거죠. 

    나 자신도 싫어하는 그 모습을 누군가에게서 발견한다는 자체가 싫은 거예요. 사회적 약자란 말 그대로 

    그 사회에서 분류한  약자예요. 보통 사회적 약자는 차별과 편견 속에서 비정상인 사람들로 구분되거나 

    사회적으로 영향력 없이 살아갑니다. 때문에 더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가 최근 관람했어요. 처음에는 부당해고를 당한 

    비정규직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사측에 복직을 요구해요. 그런데 정규직도 비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 직원이 노조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때 “나는 내 일이 아닌 줄 알았다”와 같은 

    대사가 나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닦치지 않은 일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어요. 약자가 보호되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예로 장애인을 위해 나온 저상버스의 혜택을 

    어린이나 노약자, 여성 등도 받고 있는 것처럼요.  


    홀릭.jpg




    7. 편견으로 인한 배척으로 말하지면, 길고양이도 비근한 예가 될 수 있는데요. 

    욘드가 모델이 된 그림책 <연두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홀릭님이 꿈꾸는 세상이 되기도 하겠군요

    고양이도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발정기 때 내는 소리나 유난히 밤에 더 빛나는 눈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사실 겁을 더 많이 먹는 쪽은 고양이죠. 서럽고 억울하기는 고양이도 매 한가지일 것 같아요.

    <연두 이야기> 은 ‘아이들은 연두와 함께 나란히 길을 걸었어요’로 끝이 나요.  

    어떤 위치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든 괜찮은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특정한 뭔가로 평가받지 않고

    그 자체로 인정 받는 그런 사회요. 우리 사회는 늘 남과 비교하고 ‘정상’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거나 

    ‘성공’하지 못하면 부족한 사람이라고 결론 지어버립니다.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되었기 때문인데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쓸모 없는 존재라 평가받지 않았으면 해요.

    다 같이 더불어서 함께 사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림책 속 연두가 아이들과 나란히 걷고 있듯…


     연두이야기6.jpeg

    연두이야기3.jpg

    홀릭 씨는 욘드를 모델로 한 그림책  <연두 이야기>를 최근 냈다.




    8. 그 길목에서 욘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오히려 강함이 있어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죠. 

    욘드와 같은 장애묘를 통해 사람들이 더 힘을 얻지 않을까요. 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에게 자신을 투영하니까요.  


    욘드홀릭1.jpg




    출근하는 고양이, 욘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ondcat

    구조에서부터 현재까지, 욘드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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