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고향을 가네 가족들이 많아 일찍부터 음식을 하네 바쁜가본데
저는 집에서 부침게만 찌끔 해가면 되는지라
낼이 구정같지도 않아요.
나야 구정이 그저 그저.. ㅎㅎㅎ
피곤하고 살찌고 돈나가는 날이지만...
그치만 공원아이들과 재개발아이들에게 구정맞이 특식을 주고파서
애들이 꺼뻑한다는... 막사료 안섞은 온리 로얄캐닌 사료와 뜨신물 ..
한번 맛보면 눈이오나 비가오나 기다리는 그눔의 캔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한바퀴 씨익~ 돌고 왔네요.
비가 와서인지 두녀석밖에 못만나서
다섯곳의 급식처에 사료랑 캔 듬뿍듬뿍 올려놔주고
비 들이칠까 싶은 급식소엔 판때기 하나 큰거 질질 끌어다가 다시 재정비 해놓고 왔어요.
아무리 봐도 캣맘 되고 나서 꼬라지 한번 멋져가네요. ㅎㅎㅎ
추워지면 등장하는 고양이밥배달때 입는 모자달린 검은 코트..
비올때나 눈올때 젖지않으면서 속에 털까지 달린 시장패션 야사시한 뱀무늬 부츠. ㅎㅎㅎ
만칠천원에 득템했다고 신이 나서 사가지고와서 잘도 신고 있네요.
가끔 판때기도 줏어서 끌고 다니고...스티로폼 박스도 줏어 나르고 있으니
누가 보면 박스 아줌마인줄 알거에요. ㅎㅎ
공원에 가끔 사료 갖다 놓으시는 할아버지께서도
제가 공원에서 뭐 줍는 사람인줄 알았대요.
구석탱이에서 쭈그리고 앉아 눈알 굴리면서 주섬주섬 거리고 있으니까. ㅎㅎㅎ
호나님은 쭈그리고 앉아 애들 밥주고 있으니까
어떤 정많은 사람이 두어번 돈을 줬다고 하고..
어떤분은 컴컴한데 사료부어놓고 있는데
노숙자 아줌마인줄 알고 밥 사먹으라고 육개장이라도 사먹으라고 오천원을 줬다하고..
또 어떤분은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다 애들 먹으라고 검은 봉다리에다 먹을걸 담아놨다가 상해서 안먹나하고
쪼글티고 앉아 봉다리에 코대고 냄새 맡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떡 한덩이를 주고 가더래요. ㅋㅋㅋㅋ
음식물 쓰레기 뒤져서 배채우려고 한줄 알았나봐요.
근데 차별하나?
왜 나는 뭐 주는 사람 하나 없으까? ㅎㅎ
뭐 주기는 커녕 공원에 영감탱이들이 반말만 해대네요.
늘보가 치타처럼 빨리 뛰는 날이 오면 뭐좀 줄라나?
하여간 캣맘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 모아서 책 내면 완전 무한 공감 올거같아요.
여튼 ...
이제 슬슬 청소좀 하고 부침게 부칠 준비해야하니
각설하고..
캣맘 캣대디 분들~
낼 구정 즐거이 잘 보내시고
길위에 새깽이들을 위해서 또다시 화이팅합시당 ~ㅎㅎㅎ
사실 저도 냥이들 밥주러 갈때 차림새가 영... 시원치않아서ㅠㅠㅠㅠ 후줄근하게 야상점퍼입고 모자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돌아다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