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상황이 고보협에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몸이 떠나면 마음이 떠난다더니 그 말이 맞는듯도 했어요.
솔직히... 내가 밥 주는 냥이들을 떠나 있으니 고보협도 잘 안들어와 집디다.
밥 주다 못 챙겨주니 꿋꿋이 밥 주는 켓맘들에게 괜시리 죄책감도 들었고요.
이사하지 않고 계속 길냥이 밥 챙겨주며 나름대로 그곳에 살려고 발부둥 쳐봤는데
그게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되는 일이 아니더군요.
딸아이는 출근이 힘들어도 새 집이고 예전 살던곳보다 더 넓으니 이곳에 살고 싶어하며 발부둥 치고요.
그래서 고민고민끝에 결정을 했죠.
이 모든것에서 벗어?나기로...
이사하고 나니 근 열흘간은 이삿짐 정리로하루에 3시간에서 4시간 밖에 못 자고 살았고
이삿짐 정리 거의 다 했을때는 긴장이 풀려서인지 몽창스레 몸살나서 아팠지요.
떠나올때 맘으론 그곳까지 버스, 전철 3번 갈아타고 1시간 거리여도
3일에 한번은 가서 밥 챙겨 줘야지... 했었는데 그게 또 내맘같이 쉽지 않더군요.
일요일 교회갈때 딱 한번 OOO 시민공원 밥자리 4곳에 켄이라도
(사료는 그곳에서 한톨도 없이 다 주고 없어서)듬뿍 주고 오곤했지요.
이사후 짐정리하며 보니 다 먹였다고 생각했던 체리쉬켄이 세상에... 창고에 한박스 그대로 있는거예요.
그래서 사료없이 켄만 주고 있지요.
하루일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 꿈 속에서도 내가 밥주던 냥이들이 배고프다며
내다리에 부비대며 앵앵거리며 웁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내맘 편하기 위해서라도 예전에 살았던 그부근 로또복권아짐에게(그 아짐 길냥이 2눔 거두고 있어서)부탁을 했습니다.
이사가기전 분리 수거함에서 그간 열심히 모아둔 햇반그릇, 두부그릇등등... 2박스 가게에 맡겨두고
사료도 그곳 주소로 보내면 안되겠냐고 양해구하니 그러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이곳에서 사료 보따리 매고 가지 않고 맨몸으로 가서 가게 들러 사료 퍼와서 공원 아이들 챙겨주면 좀 수월하겠지요.
바로 주문했더니 어제 도착했다고 복권 아짐한테서 연락이 왔더군요.
이사하기전 공원 밥자리엔 하루죙~일 더 튼실히 비 맞지 않게 사료 포대 눈에 안띄게 스치로폼에 입혀서
비쳐도 사료 젖지 않게 판자로 지붕 만들어 벽돌 눌러두고 물병 10여개 넘어 받아놓고
밥그릇도 한 30여개 검은봉지에 싸서 나무에 매달아 두고요. ㅠㅠ
이곳에선 정말... 정말... 내가 끝까지 책임 못질바에야 아무리 냥이가 보여도 밥 주지 말아야지... 하고
굳게 결심 하였는데 음식쓰레기나 각종 생활 쓰레기 분리수거하러 갈때마다 냥이가 보여
가슴이 한구석이 서늘해지도록 가엽고 눈물나든지 그 결심이 한순간에 무너졌네요.... ㅠㅠ
난 어떨땐 이 모든것이 너무 힘겨워서 벗어나고 싶어한적도 있었는데
우리 아파트는 100원짜리 칩을 넣어야 음식물 쓰레기통이 통채로 기계 안에 들어가 처리가 되는 시스템이거든요.
그러니 음식물 쓰레기조차 아이들이 먹을 수가 없지요.
물그릇은 맘은 뻔~ 해도 생각할 수도 없어요.
전국인가 뭔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조경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아파트라서인지
나무가 그리 많아도 물그릇, 밥그릇 몰래 감춰두긴 힘든 곳 같았어요.
냥이들이야 곳곳에 많더라도 내가 보았던 냥이들에게 밥 줘야하니 아무곳에나 먹을꺼 놔둘 수도 없고요.
입주민이 5천3백 세대라 눈들이 많아서 몰래 주기도 힘든 곳이고
아직 산지도 한달도 안되어도 이곳 여자들 보통? 여자들 아닌거 같아서
나는 밥 주다 들키면 그들은 상대로 싸울 자신도 없습니다.
딸아이도 저그아빠도 미리서부터 엄포를 놓습니다.
이곳에선 길냥이들 밥주기 생각조차 말라고...
밥 주긴 그땐 힘들긴 했어도 지나고보니 정말 예전 살던 아파트와 동네 주위가 최고였는데...
난 아직도 어떤게 잘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가엽은 길냥이들 보이면 밥을 챙겨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이사할 경우를 생각하면 어찌 해야 하는지...
이 아이들 누가 뭐라고만 하지 않으면 예전처럼 사료값이 고정적으로 얼마가 들던 관계없고
또 살던곳에서처럼 고등어 대가리도 한다라이 삶아서 퍼 먹이고 싶고
닭 가슴살도 북어 대가리 삶은 물도 먹이고 싶고 한데...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습니다.
한겨울은 어찌지낼지 걱정입니다.
교통은 예전살던곳만큼 좋은곳이 없었는데 이곳은 교통도 그곳에 비하면 너무 안좋아서 나다니가 지치네요.
그냥 집에서 살림만 사는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지만요.
좋은점은 아파트가 그냥 공원이라서공기나 환경은 정말 최고수준인데
나로썬 오로지 냥이들 밥을 맘껏 줄 수 없어서 제일 괴롭습니다.
이곳이 재개발 아파트 헐고 지은 단지라서 냥이들이 제법 많네요.
자세히 살펴볼것도 없이 오가며 내 눈에 다 들어오는 냥이들의 겨울나기가 걱정태산입니다.
눈들 땜에 밥그릇에 밥 줄수도 없어서 잡지 종이에 켄 두고 분리수거함 통 밑에 살짝 놓아두고 온답니다.
아무래도 이왕 밥 주기로 다시 맘 먹은 이상 내가 개인적으론 별 좋아하지 않는 봉지밥을 줘야할판... ㅠㅠ







이사하신 뒤로 통 안 보이셔서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아래 글에서 리플에서 뵙고 너무 반가웠어요~
쪽지로라도 인사드릴까 했는데 이렇게 글로 뵙네요.
그런데 여전히 맘이 편치 않으신 것 같아 제 마음도 무겁네요....
저희는 언제쯤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