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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6 21:24

네 마음을 알고 싶어.

조회 수 814 추천 수 0 댓글 3

 지어놓고서 막상 밥줄 때는 주변 살피느라 물주랴 이름도 불러  주지 못하는 아이들.

올블랙 큰아이 까비, 올블랙 작은아이 초롱이. 턱시도 제리.  회색 얼룩이 은비. 한번 정도 마주친 아이 또 하나

혹시 못 찾아 먹거나 또는 싸울까봐 넉넉히 봉지를 마련하여 서너 군데 나누어 줍니다.

제리와 초롱이는 처음에는 분명히 같은 장소에서

기다렸었는데, 초롱이가 한동안 안보여 걱정을 했었죠.

어느날 밥을 얼른 주고 다 먹은 비닐 봉지 수거하여 버리려는데

내 뒤를 어느새 밟고 와서 조용히  바로 옆에 있는 거예요. 초롱이가 ......

여분의 밥을  근처에 얼른 놓아주고 들어왔죠.

그 이후 봉지는  착실히  비어져 있었고......

언제나 밥을 주고난 후는 미련없이 들어오는데

어제는 문득 궁금한 거예요.  밥을 주면 언제쯤 먹고 가나 하고.

한시간 반이 지나 열두 시 가까운 시간에 나가서 돌아보니 아직 안 먹었네요.

그럼 도대체 언제 먹나?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져

까비와 초롱이가 가'끔 숨어서 기다리는  근처 벤치에 앉아 있는데 5분정도 지났을 까.

갑자기 눈앞에 초롱이가 길건너 오는게 보입니다. 그리고는

벤치앞 주차되어 있는 차와 차 사이에서 나를 똑바로 바라보네요.

내가 말없이 밥만 주니 아이들이 울면 안된다는 걸 눈치챘는지 조용히 바라만 보네요.

그게 더 안쓰럽고 ....... 차한대가 지나가고 헤드라이트 불빛에 들킬까봐

 '들어가 ' 숨죽여 외치니 내 앞 차에 쏙 들어갑니다. '휴!'

혹시나 해서 가지고 나간 애니몬다 캔 황급히 뜯어 차 밑에 밀어 넣어 주고

다 먹으면 수거해 가리라 기다렸는데 먹지는 않고 차 밑에 옹크리고 앉아 나를 바라봅니다. 

캔이라 먹기 힘든가 하고  다시 종이 바구니 하나 꺼내 털어 넣어 주고

 내가 가야 먹을 것 같아 자리를 떴지만, 조그만 녀석이 나를 바라보던 눈망울 때문에 한동안

잠이 오질 않았네요 , 어제는 ......

아이들 밥주기 시작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짜안해지는 마음 때문에  그냥 적어 봅니다.

  

 

 

 

 

 

 

 

 

 

 

  • 마마(대구) 2012.08.16 22:03
    그눈이 얼마나 맑고 이쁜데 무섭다 하지요 집에 못들이니 미안하고 눈치밥 먹여서 미안하고 다 이런맘 때문에 많이 아파하지요
  • 미카엘라 2012.08.17 07:46
    초롱이가 가만히 바라보는건...마음에 링맘님을 새겨두려고 그러는거 아닐까요?
    초롱이 가슴에 선명하게, 지울수 없게 찍혔습니다.
    이제 완전 홀리신거에요. ㅎㅎㅎ
  • 링맘 2012.08.17 09:23
    맞아요! 냥이들 눈은 보석이예요. 비가 오는 날 괜시리 센티멘탈해지는 것을 즐겼던 내가 이제는 비가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 어디서 잘 피하고 있나, 은신처에 물이 들어간 것 아닐까 이 걱정이 앞서면서 비가 싫어졌네요. 더위가 가시기도 전인데, 그렇게 그 눈은 마주하고 있자니 추운 겨울이 되면 저 아이들 어쩌나 걱정을 미리 하게 되네요.스티로폼 박스라도 터널 집이라도, 하다못해 여기 저기 남아돌아 가는 방석들이나마 갖다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디에 있는지 알길이 없고 ...온통 사방이 눈에 띄게 생긴 이 아파트라는 게 괴물이예요. 마마님. 미카엘라님 글 눈팅하며 울고 웃고 그리고 존경스럽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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