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시간 경비할배들이 쪼롬히 앉아계시다가 저희를 기다렸다는듯이 잰걸음으로 오시더니, 저기 한 번 봐봐 해서 가보니, 어젯 밤에 저희한테 닭가슴살 잘 받아먹었던 이제 한 3개월 가량 됐을까 싶은 새끼 길냥이가 비에 쫄딱 젖어서 숨만겨우 헐떡이며 누워있었어요..ㅜㅜ 부랴부랴 수건으로 싸서 이동장에 넣고 애 친정에 데려다놓고 동물병원으로 갔는데.. 출근시간이라 다들 빨리 올 수가 없었나봐요.. 이 녀석 기다리는 내내 그래도 꼬물딱 거렸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이름도 달밤이라고 지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숨을 안쉬더라구요.. 이동장 안고 있던 제 허벅지에 온기가 그대로 있는데...
가장 먼저 출근한 간호사언니한테 혹시나 살았을지도 모르니 잘 부탁한다하고 출근을 하는 길에 병원쌤에게 전화가 왔네요.. 죽었다고.. 경비할배들 좀 일찍 얘기해주지..지난 번엔 7시 부터 문을 두드리더니.. 애가 상태가 너무 안좋았고 지병이 있었던 거 같다는데, 어젯밤만 해도 멀쩡했는데.. 경비할배들이 길냥이에게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분도 계시고 하지만, 그래도 설마 쥐약은 아니겠지 싶고.. 외상은 없는데.. 이왕 얘기해줄거 뭘로 좀 따뜻하게 싸주지 얼마나 추웠을까 싶어요. 콘크리트 바닥에서 털이 젖은채로 얼마나 누워있었던 건지..하필 비 오는 날에..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엇저녁 맛난것 먹고 떠났으니 다행입니다.
넘 슬퍼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