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회원

준비 회원

2013.08.09 07:42

어무이~ 죄송해요!

조회 수 985 추천 수 0 댓글 13

어무이 죄송해요~

 

제가 예전에 어무이한테 왜 그러시냐고 했잖아요.

 

왜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남 잠도 못자게 왔다갔다 하시냐구요.

 

그때 어무이께서 말씀하셨어요.

 

늙으니 화장실은 더 자주 가고 싶고... 깊은잠도 못 자겠고 토막잠을 자다가

새벽이면 잠이 다 달아난다고.

 

근데요.

어무이~

이제 제가 그러고 있어요.

 

7시 반에 일어나도 되는데 눈뜨면 어떨땐 새벽 네다섯시.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참 길게도 느껴져요.

 

일어나서 한다는게 고작...

여기저기 널부려져 있는 여섯 아이들 골고루 머리통 쓰다듬어주고

전깃줄에 나란히 붙어서서  쌀톨이나 떨어질까하고 고대하고 있는 비둘기 세녀석들 점검하고

차밑에서 캔 기다리느라 머리만 빼곰히 내밀고 우리집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 오늘도 일찍 왔으려나.... 

 

오늘은 재개발 지역 밥주는 날이니 보따리를 미리 싸놔야겠군...내지는..

식당 2호에 시원한 물도 부어놓아야 하고

비실한 삼색이는 닭괴기라도 삶아다 줘야하나...

며칠째 안보이는 그래이와 코코 녀석은 왜 안보이는걸까....

굴렁쇠 시끼는 왜 캔을 네개나 처먹어야 먹구 떨어지는걸까... ( 내가 그놈 캔 먹일라구 태어난 인생도 아니건만. ㅎㅎㅎ)

우리 삐삐는 입양자가 나타났다는데 과연 괜찮은 사람일까....

 

ㅎㅎㅎㅎ

온통 이러고 있으니.

 

어무이~

이렇게까지 딸년이 괭이신이 강림되어서 눈이 돌아간건 모르시죠? ㅎㅎㅎ

 

어무이께서

니네 고양이 몇마리냐고 묻고 또 물으실때마다

몇마리 안된다고 했다가

삐돌씨가 어느날 꽈바쳐서... 고정 다섯에 들락거리는 놈 꼭 하나씩 있다고 했더니  

틀니 끼신 어무이 조글조글한 입이 놀라서 한껏 벌어지는걸 저는 봤어요. ㅎㅎㅎ

 

어쩌겠어요?

동물 좋아하는거 아버지 닮아 이 모냥인걸요.

 

어렸을적부터 제가 그렇게 유별스러웠다면서요.

엄마가 어디만 가시면 ...몰래 마당에 있는 꾸질맞은 개들 발도 안 닦이고 죄다 방에다 끌어다 놓고

새끼 낳으면 엄마 쉐타를 포대기 삼아 둘러업고는  오만 자랄을 떨더니

오십이 넘어도 지 버릇 개 못주고

괭이새끼들 줏어다 ...두르라는 스카프는 목에다 안하고 괭이 싸서 배에다 차고 다닌다구요.

 

몸두 시원찮은게 니몸도 생각해서 어지간히 하라고 하신 말씀 ... 명심할께요.

 

참~

저번에 시엄니께서 갑자기 오셔서 아이들 다섯 다 들켰어요.

어무이 입만큼이나 시엄니 눈도 와방 커지신것 잊을수가 없네요.

 

돌아가시면서 욕하셨겠죠.

지 서방한테나 잘하지... 지 서방한테는 눈 흘기면서 ..괭이들 보는 눈엔 사랑이 넘치구 있구먼~....하구요. ㅎㅎㅎ

 

근데요.

괭이들은 삐돌씨처럼 말술 안먹어요.

괭이들은 술도 안먹지만 ...술먹고 기분좋다고 아무한테나 기마이 팍팍 안써요. ㅎㅎㅎ

괭이들은 장판 빵꾸 나게 힘줘서 방구도 안끼구요.

괭이들은 눈치주는 시누이도 옵션으로 따라오는일 없어요. 

사료한가지만 줘도 불평없이 밥도 잘먹구요. 

 당신 아드님은 반찬 없으면 밥상을 얼음땡 자세로 오분을 쳐다보면서 무언의 시위를 해요.

그리고 괭이들은 용돈 달라고도 안하는데 당신 손주들은 눈만 떴다하면 돈 내놓으래요.

내가  돈찍어내는 한국은행인줄 아나봐요.

 

여튼 몰라요.

 

괭이들땜에 매일이 정신없어요.

 

사료보따리 싸고 좀있다 문안전화 드릴께요.

경로당 가시지 말고 제 전화 받아주세요~ ㅎㅎㅎ 

 

 

 

 

  

 

 

 

 

 

 

 

 

  • 마마 2013.08.09 15:20

    친정 엄마가 계시면 냥이들 엄청 좋아해서 길에서 주은애들 데려다주면 이뻐하면서 잘 거두어 주실텐데...
    어릴때 냥이 출산때마다 산파하시고 엄마 잃은 애들 일이 많고 힘들어도 수발 다하시던 분이셨죠

    발정 난 지집애 집 안나가고 수컷들 방안까지 끌여 들여도 뭐라 하지 않고 재워주고 어릴적 기억이 지금 저를 만든것 같습니다

  • 미카엘라 2013.08.10 06:35
    마마님 친정어머님도 동물사랑이 넘치시는 분이었군요.
    그래서 마마님이 이렇게 열심히 매일 매일 지치지 않고 불쌍한 아이들 돌보고 있는거구요.
    감사하신 마마님 친정어머님..
  • 소립자 2013.08.09 21:39

    날마다 미카님 글 읽으며 힘을 얻어요..
    오늘도 땀흘리고 모기 뜯기며 밥자리 돌면서
    또 새롭게 나타난 어미와 새끼보고 걱정 많이 하면서
    이 모든 기쁨과 고생, 걱정을 똑같이 경험하는 미카님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계신다는게 위안이 되더군요..

    고양이교의 보살님 아니면 권사님?

  • 미카엘라 2013.08.10 06:43
    영양가 없는 수다글을 허구헌날 올리다보니 ..소립자님께 위안까지 드리나 보네요..
    영광이옵니다. ㅎㅎ
    근데 제가 민망해 디지겄네요.
    모범캣맘들의 발뒷꿈치을 이제 겨우 바라볼정도인데요.
    그리고...
    괭이교의 제 직함은...... 무수리입죠. ㅎㅎㅎ
    보살님이나 권사님은 연세가 좀 있으시고 덕망이 높아야 하는것 아닌가요?
    갑자기 내 새끼들한테 돌맹이 던지는 옆집 권사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새벽마다 기도 가신다고 하는데... 이참에 괭이교로 오시라고 포교를 나가야하나?
  • 닥집 고양이 2013.08.10 04:21
    난 형광등이에요
    저 윗글에 돌아가시면서 욕하셨겟죠 글 보고
    시어머니 가 돌아 가신줄 알았어요. 비밀에 붙여 주세요
    미카님 시어머니 아시면 영도로 쫏아오시진 않겠죠~~??
    우리 어무이도 좀 정정 하실땐 동네 개들 다 데려다
    집에다 당신 말로는 아파트다 지만 철창에 칸칸이 놔두는게 마음 아파
    엄마는 개 유괴범이다고 윽박 지른적 있었지요..ㅎㅎ
  • 미카엘라 2013.08.10 06:48
    ㅎㅎㅎㅎㅎ
    우리 시어머니...돌아가시긴요?
    이제 팔순중반이신데 날라다니세요.
    걸음도 저보다 훨씬 빠르고 에너지 짱이신데다 연세드신분들 다들 가지고 있는 질환 하나도 없으시구요.
    며느리 둘은 고지혈증에 고혈압에
    거기다 작은 며느리뇬은 폐도 안좋아서 고생했고 암도 걸린데다 배에는 혹이 열세개가 있어
    오늘 내일 하고 있는데. ㅎㅎㅎ 이 부실한 작은 며느리뇬이 바로 미카.
    건강하시니 며느리 입장에서야 기쁜 일이죠.
    그 에너지를 저와 함께 길냥이들 사랑하는데 쓰시면 더욱 기쁘련만.
  • 너만을영원히 2013.08.10 19:10
    갑자기 눈물이나는 이유는요
    미카님이 어무이하고 부르는게 너무 너무 부러워서요~~!
    평생을 엄마에게 속고살다가
    이젠 진저리가나는 내 엄마,,
    윤정이엄마만 도박하고 화투하는게 아니더구만요
    모으고 모은 쌈짓돈 모조라 구라떨어 큰아들 뒷구멍에 갖다바친 내 엄마,,
    그래서 일케 어무이어무이 부를수있는 미카님이 너무 부러워요~!
  • 미카엘라 2013.08.11 06:38
    예전에
    천사표 친구 하나가 말해주더라구요.
    부모는........ 부모는.........
    아무리 찌지리 같더라도 부모라고.......
    그러니 마음다해서 잘해드려야 한다고.
    저는 양쪽 가족에게 잘 못하는 인간인지라 그말이 지금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그친구 목소리까지 선명하게 기억날정도로 가슴에 와 박혔답니다.
    지금도 여전히 좋은 딸...좋은 며느리는 아니지만. ㅠㅠㅠ
    너만을 영원히님도 원망하는 마음을 조금씩 거둬보세요.
    그래야 편하십니다.
    맹목적으로 괭이들 사랑하는 마음...엄지손톱만큼만 떼어서 그분들께 날려주세요.
    하트모양을 만들어서요.
  • 너만을영원히 2013.08.11 08:38
    시러요
    오십년이상을 용서하고 이해하며 하트모양 수억개를 던졌어요
    냥이들에게 그 천만분의 일만 했드래도 전 냥이들에게 사랑받았을겁니다
    부모이기전에 잉간들은 진저라납니다요
  • 미카엘라 2013.08.12 07:48
    에이~~~ 싫으면 시집 가야하는데. ㅎㅎㅎ
  • 토미맘 2013.08.11 14:34
    미카엘라님의 글 읽다보니 가슴이 울먹해지네요...
    글이 재미있어서 어깨춤이 덩실거리듯 리듬을타다가
    어느시점에서는 마음이 짠해지는 그런 맘이었는데
    아래 답글남기신분들 글보니 또다시 같은현상이 나오네요...

    사람살아가는 모습이 천차만별이지만 적어도 동물사랑하는마음을
    가지고 계신분들의 삶은 진정 멋지신것같아서 박수를 보내드리고싶어요.

    하지만 전 이제 겨우 4달차 들어가요.올 4월 부터 고양이들 밥주고있거든요.
    고양이들에게 밥을 안주었을땐 느끼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느끼고있어요.
    고양이를 흉폭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고 그래서 고양이들은
    더 아파하며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것을요...그래서 알았지요.....
    길냥이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험하고 고달픈지를요...

    그래서 고양이들을 외면할수가없고요...우리아파트에 사는 고양이를 너무도 사랑하는
    여자분과의 아름다운 우정을 소중히 생각치 않을수가 없답니다.

    무조건 불쌍해서 어느날부터 밥을주는 저보다는 나이는 한참 아래여도
    합리적이고 진취적이고 매사 똑부러진 리더쉽까지 있는 그런사람이거든요.

    그 여자분과 요즘 고양이 급식소를 아파트안에 설치하려고 어떻게 관리실에
    얘길해야하나 여러가지로 신경쓰고있어요 잘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나름 기대는있어요.

    그여자분은 고양이와의 조화로운삶을위한 조정안이란것을 A용지 두장에 쓰고
    관리실에가서 도장을 꽝받아다 엘리베이터안에 붙인사람이거든요.그것도모르고
    전 우리아파트관리실에서 붙인건줄알고 얼마나좋아했는지몰라요...ㅎ

    혼자 그것도 지혜로운 내용으로 관리실에가서 도장받아다 엘리베이터안에 붙여서
    많은사람들이 보게하곤 그래그런지 조금은 싫어하는 내색들을 덜하게끔 하는 그런
    지혜로 똘똘뭉친 멋진여자가 한아파트에 살고있으니 제가 참 복이많지요?

    어머나 답글쓰다가 옆길로샜어요....ㅎㅎㅎ
  • 미카엘라 2013.08.12 08:02

    네달차 캣맘이시면 지금 그래도 한참 행복하실때에요.
    정신없이 아이들한테 몰입할때이기도 하구요.
    아니네요. ㅎㅎㅎ 이눔들은 몰입시키는데 캣맘햇수가 상관없죠.

    토미맘님은 그래도 가까운곳에 훌륭한 캣맘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초보시절 옆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구청에 전화하고
    TNR도 혼자 통덫놔서 잡히면 병원 들고 튀고..
    그때 생각하니 그야말로 눈이 뒤집혔던 시절이었네요.
    귀신이 있다는 폐가도 안무서웠고 ..맨날 고보협 들어와서 사연 읽고 울어서 눈 씨뻘갰었고
    캣맘이라면 다 천사인줄 생각됐었죠. ㅎㅎㅎ

    지금도 여전히 시행착오를 거치고.. 애들 밥주면서 늘 눈알을 굴리며 눈치를 보고
    조금씩 괭이들 아닌 사람들에게 지쳐가는게 있긴 하지만.
    길아이들 만난걸 후회해본적은 없습니다.
    사료나 캔 쟁이면서 돈 아깝다 생각한적 한번도 없구요.
    깨끗이 먹어서 비어있는 사료그릇에 그득그득 사료 채워놓으면서
    엄마 미소 짓는 허접한 일개캣맘이지만 ...
    나름 아이들 사랑하는건 변함이 없었다고 자부하네요. ㅎㅎㅎ

    토미맘님께서도 늘 힘내서 아이들 지켜주세요~
    내내 그 마음 변치 말아주세요.
    저도 그럴께요.

  • 토미맘 2013.08.12 14:03
    그럼요....
    애들이 배고플까봐 항상 그게 걱정이에요...
    뭐든 애들이 잘먹을까 하는쪽으로 머리를 굴리고있구요....ㅎ
    누가 뭐라든 애들 배불리먹여야 제 맘이 좋은걸 어떡해요.......

오늘의 인사

가입인사도 여기에 올려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길고양이 관련 자료,... 고보협 2014.03.15 2359
공지 자원봉사에 지원해주세요~(TNR지원팀, 정책팀, 홍보팀 및 게시판관리, 행정관리 두루두루 자원봉사자분들이 ... 6 고보협. 2012.10.10 13302
공지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가입을 환영합니다. 37 고보협 2010.04.23 24266
2199 자두 수술비 ㅠㅠ 4 마마 2013.08.07 961
2198 인젠 마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행복하게 살 준비를 하는 고순이와 삼순이가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1 행복 2013.08.07 903
2197 참 희안한일이에요. 10 미카엘라 2013.08.07 998
2196 늘어가는 오지랖. 8 미카엘라 2013.08.08 825
2195 오늘 무지 더운데 다들 조금이라도 시워하게 보내셨음합니다~ 1 웃자 2013.08.08 764
2194 너무 더워요~우리 냥이들도 더운가요? 4 마동마미 2013.08.08 977
2193 니리가? 4 마마 2013.08.08 815
2192 손자가 고양이 한마리 잡아달래서. 8 소 현(순천) 2013.08.08 992
2191 동물애호가가 될수없는 불편한 진실 4 바비냥냥이 2013.08.09 892
» 어무이~ 죄송해요! 13 미카엘라 2013.08.09 985
Board Pagination Prev 1 ... 603 604 605 606 607 608 609 610 611 612 ... 827 Next
/ 827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