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약속있어서 저녁에 못줄것 같아 일어나자마자 밥주러 나가지요.
사료챙겨서 엘리베이터 타고 거울보며 침자국만 겨우 지우고 볼에 묻은 침이 때같이 밀리곤 하지요.
세수도 안하고 머리는 기름진채 새치가 뜯어먹어 구멍난 잠옷바지에 건조한 하얀 발 뒷굼치를 노출시키며
남편쓰레빠를 질질 끌고.....
아침이라 코빼기도 안보일것 같던 녀석들이 어찌알고 나타나고
슈퍼갔다가 오는 동네아주머니 제 몰골보고 웃으시고...지나가던 할머니는 이것저것 캐물으시고
결혼했고 저기 아파트에 산다니 결혼도 했냐며 이상한 눈초리는 간데없고 반색하시고
집에 들어오니 반겨주는건 냥이들뿐 널부러져 자는 남편..뺴꼼히 깨서는 그몰골로 어딜 다녀왔냐며...
이런몰골만 보다 어느날 결혼식장 간다며 화장하고 차려입고 나가는 길에 만난 이웃할머니는 날 못알아 보네요
김포이사온지 3년이 넘었지만 아는 동네사람은 개키우는 아주머니, 그 아주머니와 친한 아주머니2분과
인사만 하는 1층사시는 할머니, 슈퍼아주머니와 아저씨, 치킨집 아주머니, 고양이 밥주는거 싫어했던 지금은 좋은 할머니...
다들 나만한 자식과 손녀가 있을 나이....
그 아주머니들과 소주도 한잔 하고 가끔 반찬도 얻어먹고....어느새 그들과 함께 나만한 그집 아들과 며느리 걱정을 같이 하고 있고
텃밭에 호박따러가는 아주머니한테 붙들려 잠옷입고 모기물리며 호박도 따고
젊은 엄마들이 끼리끼리 어울려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애가 있었음 나도 내나이또래 이웃과 친해졌겠지...
점점 주책맞아지고 야한얘기도 부끄럼없이 웃고 떠들며 얘기하고 요놈의 입이 방정이 되서 우리 착한 미카엘라님 가슴에
상처도 주고 나이 서른 하나에 너무 주책맞은 아줌마가 되어버린건지...
새로옮긴 회사에서는 절대 굉이밥주지 말아야지 했지만 회사마당에 키우는 개한테 개껌과 간식을 사주고 있고
가끔 개사료먹으러 오던 냥이들의 고정밥그릇을 한켠에 마련해놓고 밥먹는 냥이들 몰래 훔쳐보고.....
부모님 가게에 사는 고양이 안부 물었다가 애나 낳으라며 엄마한테 욕들어먹고...
내년이면 서른두살...한것도 없이 나이만 먹어가고
어제는 제 생일이었어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늘 사촌오빠랑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께요.
그리구...내 가슴에 상처 준일 없으니 걱정말아요.
요즘 일이 많아서 내가 가시가 많이 돋아있었나봐요.
그 가시에 외려 혹채님이 찔린건 아닌지 몰라. ㅎㅎㅎ
나이 먹으니 뒷덜미에 화산이 숨어있다가 제멋대로 용암을 뿜네요.
괭이여깡패도 모자라.... 이젠 밴댕이 할아버지가 되려나봐요,
내가 미안했어요~ 나이값도 못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