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보시고 도와주셨으면 해서 글 올립니다.
제 고양이는 아니지만
보호소에서 구조해서 임보를 하다 정이 들어 입양을 하고 일년 넘게 돌봐온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연이 안타까워
대신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방학동 근처에 사시는 분들 도움 부탁드립니다.
잃어버린지 20여일이 다 되어가고 계속 올라오는 글을 보니 근처에 길냥이가 많은가봐요.
새끼때부터 집냥이로 키워져온지라 그 구역에서 밀려났을 가능성이 높을 거 같아요.
고양이 탐정까지 불렀는데도 못 찾았다고 합니다.
좀 멀리 사시는 분들께도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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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순심이를 잃어버린지 일주일입니다.
제 생일날, 6월 16일에 잃어버렸어요.
생일이라고 들뜬 마음에 순심이와 공원산책을 했거든요.
여동생과 함께 순심이를 이동가방에 넣고서,
햇살이 참 좋다~ 꽃 이쁘지~ 대화하며,
산책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공원 도서관에서 가슴줄을 멘 상태에서 제가 안고 있다가,
갑자기 뭐에 놀랐는지 패닉을 일으켰어요.
끝까지 잡았어야 했는데...
계속 그 순간이 리플레이되면서 마음이 찢어집니다.
손과 발 모두 까였지만, 결국 놓쳤어요.
마지막 목격이 공원 뒤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순심이 가슴줄을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발견했어요.
그뒤로 하루에 2시간 이상을 못자고 있습니다.
도저히 잘수가 없어요.
밥도 안넘어가고 숨도 못 쉴만큼 괴롭고 괴로워서...
울면서 찾으러 나가고의 반복입니다.
하고있던 모든 일을 내려놓고, 순심이만 미친듯이 찾고 있습니다.
지하주차장, 공원 수풀, 아파트 지하실 등등.
사람이 못들어가는 곳도 기어가다시피하면서...
고양이탐정님도 2번 다녀가셨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막연하게 찾을꺼야, 찾을 수 있어, 꼭 찾는다! 라는 마음이었는데,
오늘은 많이 힘드네요...
전단지 붙이고 제보전화가 와서 부리나케 가보면,
순심이 어설프게 닮은 아이입니다.
주위 분들이 참 많이 도와주고 계세요.
근처 캣맘분도 알게 되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들도 여동생과 저를 일주일동안 하루종일 보다보니,
순찰돌때마다 더 열심히 봐주시고...
길 지나가시는 분들도,
아직도 고양이 못 찾았냐며 같이 걱정해주십니다.
순심이가 얼마나 겁에 질려 있을까요.
얼마나 무섭고, 배고프고, 목마를까요...
그 생각만 하면 너무 가슴이 아파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고양이 탐정님 말로는 냉정하게 추스리고 차근차근 찾아야 한다고 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건 어쩔수가 없어요.
순심이 찾아다니면서 이 아파트 단지, 옆 아파트 단지, 공원 주변....
참 많은 길냥이들을 만났습니다.
캣맘이 관리하는 곳은 애들이 주로 통통하고 포스가 있는데,
그 밖의 아파트 단지와 공원 주변의 길냥이들은 하나같이 삐쩍 마르고 작아요.
텃세에 밀려,
먹이가 없는 곳으로 밀려난 아이들이 많더군요.
순심이 찾다가 삐쩍 마른 길냥이들 보면,
안쓰러운 마음에 사료를 조금씩 주고 있습니다.
새벽마다 후레쉬 키면서 돌아다니다보니...
본의아니게 어설픈 캣맘이 되어가고 있어요.
부모님은 저와 여동생이 너무 힘들어하니,
이제 그만 잊으라고 합니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순심이라면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꺼랍니다.
속편하게 잊는다는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
.
전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교쟁이 고양이라도,
집에서만 자란 아이는 절대 길에서 살 수 없습니다.
새벽마다 돌아다니면서 만난 길고양이들의 삶은,
그야말로 비참한 현실입니다.
캣맘을 따라다니면서 만난 길냥이 중에,
5년동안 키워준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이가 있습니다.
경계심이 심한 다른 길고양이와 다르게 -
저를 보자마자 에옹~ 하고 울면서,
먼저 다가오고 먼저 애교를 부립니다.
이 아이를 보면 순심이가 더 생각납니다.
무엇보다 제 잘못입니다.
전 죽는 날까지 제 생일을 악몽같은 날로 기억하고,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절대 절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제 생일은 그저 순심이 잃어버린 악몽같은 날일 뿐입니다.
+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은, 절대 산책시키지 마세요.
평소에 잘 다니다가도,
언제 어느때 갑자기 패닉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가끔 고양이 찾은 사람들 후기 중에 -
새벽에 돌다가 길거리에서 마주쳤다고 하는데,
우리 순심이도 제발...
제 눈앞에 한번만 나타나줬으면...
제발 간절히 기도합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 쓰는데,
이런 슬픈 소식 전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일주일동안 순심이만 찾다가,
너무 힘든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순심이 사진을 보면,
그저 눈물만 납니다.
그래도 계속 볼 껍니다.
늘 우리 무릎위가 자기 자리였던 순심이.
이렇게 애교가 많아요.
쓰담쓰담만 해줘도 골골골~ 기분좋다고 행복한 표정.
제가 어딜가든 졸졸졸 쫓아다니고,
화장실 들어가면 대기타고 기다리고.
제가 장난쳐도, 즐겁게 잘 받아주던 순심이.
이렇게 이쁘네요. 너무 이쁘죠...
호기심도 많고,
장난감도 짱 좋아하고,
언제나 궁디팡팡.
살짝만 해주면 그저 행복한 시간.
사랑스러운 우리 순심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귀한 존재 우리 순심이.
늘 둘리와 함께 있었죠.
어릴때부터 같이 자란 자매 둘리.
요즘 둘리도 뭔가 이상한지 웁니다.
순심이 어디 있냐며,
집안 곳곳을 킁킁대며 찾고 다녀요.
둘리한테 너무 미안하고,
너무 미안하고,
너무 미안하고,
매일 둘리 붙잡고 통곡하면서 빕니다.
순심아 보고 싶어.
어디 있는거야...
언니 가슴이 찢어져...
제가 컴퓨터 하고 있으면,
뒤에서 절 지켜보다가 잠이 들곤 했는데...
나에게 많은 사랑을 준 순심이.
나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순심이.
지금도 울면서 글 쓰고 있습니다.
순심이 많이 좋아해주셨던 분들...
제발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순심아 제발...
언니가 다 잘못했어...
언니가 너무 미안해...
제발 돌아와서 혼내줘...
제발...
제발 내 눈앞에 나타나줘...
전 계속 찾을 겁니다.
+ 전단지를 붙였어요,
혹시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유심히 봐주세요.
[위치] 서울 방학동, 쌍문동, 발바닥 공원 근처
[전화번호] 010-2831-9986
[주의] 혹시 비슷한 아이 발견시, 잡으려고 다가가지 마시고,
그자리에서 유심히 살펴봐주세요.
순심이가 맞는지,
맞다면 바로 전화주시면 됩니다.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만약 도망간다면, 어느쪽으로 가게된건지...
애가 놀라지 않게...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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