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논현동에서 자라고 컷어요...
제 여자친구와 함께요.. 그리고,
우리 둘 사이에 아들이 둘 생겨서 네식구가 되었어요..
근데, 어느 날인가
우리 네식구는 집이아닌 거리에서
추위와 굶주림과 무서움에 떠는 생활을 하다가
이웃사람들의 신고로
보호소라는 곳으로 데려가 졌어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았던 식구들은
아마도 외국인이었고, 외국으로 돌아가면서,
저희 네식구를 거리에다 두고 가버린것 같아요..
저희를 찾아가는 사람이 없어서,
저희 네식구는 곧 고양이별로
보내어 질꺼래요...
........
........
그날이 오기도 전에, 너무 겁이 났던지
제 두아들의 고운 엄마는 먼저
고양이별로 갔어요..ㅜㅜ 그리곤 저희 세식구가 남았어요...
남은 우리 세식구가 고양이 별로 보내어 지기 하루 전날,
예쁜 누나 두분이 저희에게 왔어요..
그리곤, 햇볕이 좋은 깨끗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바로 힘들게, 피도 뽑고, 똥꼬찔러 검사를 했어요..
그리곤,
제 큰 아들이
범.백.이라는 무서운 고양이 전염병이 걸렸다고 했어요...
제 작은 아들과 저의 결과는 괜찮았지만,
거리에서 우리가 뭉쳐서 살았기때문에,
혹시 균이 있을까봐 함께 치료해야한다고...
다시 멀리, 유석병원이란 곳으로 우리 세식구가 옮겨졌어요..
그 곳 선생님께서는 범백으로 신통하시데요..
독립된 방에서 제 큰아들과 저와 막내아들은
그래도 함께 있어서, 애써 견디었어요...
한 달가량 시간이 흘렀고,
애써 견딘 결과, 모두 다 나아서
보호소에서 나왔을 때, 갔었던 병원으로 다시 옮겨졌어요..
밝은 이 병원에 와서, 저와 두 아들은 목욕도 하고...미용도 하고...
호텔이란 꽤 넓찍~한 곳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있어요..
참, 그리고 우리 세남자는 '뽕알떼기'도 했어요..
저는 근데요... 얼굴과 손발빼고는 몸의 털을 모두 밀었어요..
몸이 쫌 부끄럽지만, 피부병은 전혀아니고요,
거리에서 식구들을 책임진 가장으로서의 고달팠던 날들땜에,
너무 한심하게 떡이지고, 뭉쳐있어서, 아예 깨끗이 밀면
원래의 제 멋진 사자갈퀴를 가진 시베리안의 모습을
곧 갖게 될꺼라고요~
우리 세식구가 앞으로 함께 못하고
서로 헤어져 살 지도 모르지만,
이제 우리는 평생을 함께할 진짜 엄마 아빠를
찾고있데요...
매일와서 우리에게 맛있는 거 주시는 아줌마는,
늘 똑같은 말씀을 하세요...
"... 네 털이 좀 자랄 때까지, 너를 돌봐줄 분이 나타나 주시길 기도한단다... "
제가 털을 밀어서, 제 원래의 멋진 모습을 모르시면,
새로운 엄마아빠가 생기기가 쉽지않을 꺼라고요...
저는 원래요... 멋진 시베리안인데요..
제 털이 자라서 제 진짜모습을 가질 때까지 만이라도,
저를 돌보아 주실 고마우신 임보엄마~~~~~ 어디계세요..?
집에서 한참 걷고도 싶고요..
이불위에서
며칠동안 깨지도 않고
푹~~~ 잠도 자고싶어요...ㅜㅜ
보호소에서 나온날 바로 찍은 제 모습이에요,
멋진 제 털이 너무 엉겼죠.. ㅠㅠ
저를 쫌 델고있어 주세요...털이 쫌만 자랄 때까지만이라도요..
010 2296 0642 해만뜨면, 이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