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회원

준비 회원

조회 수 255 추천 수 0 댓글 6

정말 속상한 저녁.
1월달부터 치자네 학교뒤 밥집에서 빈대붙어 살던 꼬마유기견 방방이.
누가 내비린건지 집나와서 길잃은 아인지...
고양이 밥집 근처 비닐하우스에서 자면서 그래도 고양이밥이나마 배불리먹고
하루걸러 치자밥배달할때면 그래도 캔이야 닭가슴살이며 육포도 얻어먹으며
어찌나 꼬리가 떨어져라 애교를 부리고 오두방정인지 이름도 방방이.
집에 델꼬 오자니 안그래도 고양이 줏어온다고 영감눈치보고 사는데다
우리집에는 열네살먹은 늙은 진도개 성질사나운 숙이도 있고해서 그냥 밥이나 거두어 먹이며 지내는데...
금요일 저녁에도 어김없이 밥배달시간에 만나서 캔도 먹고 가슴살도 한조각 얻어먹고 육포도 얻어서 땅에 묻고했는데...
오늘저녁에는 아무리 불러도 기척이 없세요.
치자카트소리만 나도 제먼저 쫓아나와 온갖 애교에 오두방정을 떨고 깡총거리는 아인데...
왠지 모를 서늘한마음에 근처를 둘러보다 나무밑에 누운 하얀물체하나를 찾아냈네.
어제 내린비에 온몸이 흠씬 젖어 옆으로 누운 조그만 몸뚱이.
이미 딱딱하게 굳어서 눈도 제대로 감지 못했다.
혹여 약을 먹었나 차에 치었나 이리저리 살펴보니 목에 물어 뜯겨 살점이 한웅큼 패인 자국하나.
에고에고 이 불쌍한것이 어떤넘한테 이리 물려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짧은생을 마쳤구나.
불쌍하고 애처러워 나무밑에 파묻으면서 괜시리 가슴이 시린다.
영감이 머라던말던 숙이년이 지랄을 하던말던 그냥 집으로 델꼬들어갈껄,
어제 비가오더라도 밤에 한번 둘러보앗으면 혹시 눈에 뛰여 살릴수있지않앗을까.
어떤 거지같은 인간이 밤새 큰개를 풀어놓았을꼬 벼라별 생각에 그냥 가슴이 답답하고 분한 마음이 치밀어 오른다.
동네방네 사람덜 붙들고 어제 혹시 큰개가 동네에 다니더냐고 물어보니 한마리 감이 가는개가 있다.
평소에도 우리 고양이 밥집을 습격해서 고양이들이 밥먹다 들고뛰고하게 만드는넘.
사람을 보고도 피하지도 않고 고양이밥을 훔쳐먹는넘.
당장 뛰어가서 주인네랑 멱살이잡이라도 하고싶지만 심증은 가되 물증이 없으니...
본사람은 있지만 개는 풀었지만 물지는 않았다며 발빼면 뭐라고 할건가말이다. 더구나 주인도 없는개인데.
주인없는 개는 죽어도 이리 허망하게 하소연도 못하고 마는구나 싶어
방방이 내버린인간이나 큰개를 그냥 똥싸고 들어오라고 풀어놓는 무식한인간이나... 정말 인간혐오증에 걸릴것 같다.
이제 밥주러 갈때마다 방방 들고뛰던 모습을 볼수없고 짧은 꼬리 떨어져라 휘두르던 모습도 볼수없고...

춥고 모진 겨울 잘버티고 이젠 봄이 머지않았는데...

다음생에는 절대루 동물로 태어나지마려무나.

  • 너만을영원히 2015.03.02 01:59
    아 불쌍하고 가엽네요
    인간혐오증에 정말 걸링듯,
    저역시 갈수록 매몰차고 인정머리없는 인간들이 시러지네요
    추운겨울 한끼밥좀 배불리먹는데도 눈치코치보며
    그것조차 맘껏 먹을수없는 불쌍한 냥이들,,
    애효
    어쩌다 물어뜯겼을고
    얼마나 무섭고 공포에떨었을꼬
    원래가 겁많은 냥이들인것을요
  • 아준마 (서울관악) 2015.03.02 08:20
    ㅠㅠ
  • 한소리 2015.03.02 11:30
    아~맘이 넘 아파요
    치자님 최선을 다하셨어요~~정성을 쏟으신만큼 슬픔도 크시겠네요
  • 호랑이와나비 2015.03.02 13:00
    마음이 아프네요
    보진 못했어도 반갑게 꼬리치던 방방이가 그리 가버렸으니
    저의 맘도 이리 아픈걸 ㅠ 치자님꼐선 한동안 녀석 생각에 맘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녀석 꼭 담생엔 인간으로 환생하길 간절히 원합니다
  • 체리마미 2015.03.03 18:13
    방방이 너무 불쌍하네요. ㅜㅜ
    무지개다리에서 편히 쉬렴, 방방아..
  • 호리 나이트 2015.03.05 01:42
    흐억.....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