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자 아저씨~~
왜 그랴?
나두 음써~ ㅎㅎㅎ
공원 팔각정에서 주무시는 숙자아저씨가 세분 계시는데
두분이 괭이들을 아주 이뻐라 하세요.
한분은 제가 주는 밥자리 근처에 애들 먹으라고 어디 급식소에서 얻어온건지
족발 몇덩어리를 놔주시기도 하고
또 한분은 어디 지방에서 어머니랑 소를 아주 많이 키우다가
어머니 돌아가시고 큰형에게 있는 재산 다 뺏기고
형제간에 유산가지고 쌈질하는거 보고
인간들에게 정나미가 떨어져 훌쩍 서울로 올라와서 ..ㅠㅠㅠ
이젠 길고양이와 같은 신세가 됐다고 한탄하시네요.
안됐기도 하고
일을 하면 제한몸 어디가서 살기 힘들지는 않을텐데
그러고 있는게 밉상이기도 하네요.
오늘도 어김없이 애들 밥챙겨주고 있는데
소기르던 아저씨가
애들 밥자리마다 줄러리 줄러리 쫓아댕겨서
저 잉간이 내가 자기 엄마도 아닌데 젖달라고 쫓아댕기는겨? 뭐여? 속으로 이럼서. ㅎㅎㅎㅎ
근데 줄러리 쫓아댕기던 발걸음을 멈추더니
한참을 힘들게 입을 달싹거리다가 하는말.
" 죄송한데요. 이천원만 주시면 안돼요? 어제 비와서 급식주는곳에 못가서 밥을 못먹었어요~"
평상시에는 괭이 밥주러 공원가는길에 돈을 안가지고 다녔는데
오늘따라 이 아저씨한테 뜯길려고 그랬는지 오천원이 주머니에 있네요.
술사먹을까봐 이천원만 건네주고
편의점가서 뜨끈한 라면이라도 먹으라고 했더니 몇번이나 감사하다고 하네요.
어쩌면 라면대신 막걸리나 소주를 먹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몇년전에 서울역쪽에서 어떤 숙자 아저씨 만났던 일이 생각나네요.
예전에 이 사건은 글도 한번 올렸더랬네요.
마을 버스 타려고 줄서 있는데
술이 얼큰해진 숙자아저씨 ...줄선 사람 많구만 꼭 내게. ㅠㅠㅠ
300원만 달라고.
없다고 했더니..
" 에라이~ 씨X뇬아~ 돈 처 싸놓고 살아라~ "
저 기분 째졌습니다.ㅎㅎㅎㅎ
그게 욕같지가 않고 덕담같아서요.
저보고 뭘 달라고 하는것들 대부분은 숫컷들입니다.
잉간이고 괭이고 ...ㅎㅎㅎ
도당췌 뭐 뜯어먹을거 있다고 ...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