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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3 14:32

길냥이에 대한 단상

조회 수 883 추천 수 0 댓글 4

하늘이 구멍이 난듯이 쏟아붓는 빗소리속에서....

예전같으면  창밖...희뿌연 비뿌림을 감상하면 차한잔을 즐기고 있겠지만

이제는 창밖을 내려다보면  ' 이 빗속에 어디가서 비를 피하고 있을까.. 쫄쫄 굶어서 무지 배고프겠다'

냥이생각에 젖어버리네요..

 

대략 3주전 옥외베란다 텃밭을 정리하다가 내려본 풍경에는

어미냥이와 새끼가 한가로이 곧 철거될 집 지붕위에서 오수를 즐기는 모양이었죠

아무생각없이 먹이를 몇번 던져주었더니 제가 텃밭에 올때를 기다리는지 지붕위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저를 처다보더라구요..ㅎ

무시하고 없을때 지붕위에다 먹을거를 며칠에 한번씩 던져주곤 했죠

비닐에 싸서 던져놓고 어쩌다 지켜보면 물고가서 새끼 먼저 먹이는 모습이

참 무어라 말을해야할지 그 냥이넘이 저를 옭아매는것 같더군요

 

걱정되는것이 저의집이 3층이고 밑에 곧 철거될 지붕위에다 던져주고 하는것도

계속할수 없고....난감하고 마음은 아프고...왜 밑에를 내려다봤을까 ...관심두지 말을걸..

며칠전에는 새끼가 도로쪽으로난 저의집 대문 골목까자 나와서 "냐옹~~~냐옹~~

새끼도 꽤 큰것같은데 꼭 어미가 챙기네요...후딱 나와서 데리고 사라지네요..

 

어미는 또 교미를 시작하고...수컷들이 번갈아가면서 지붕위에 와서

밤새 싸워대고....

또 새끼를 가져서 어쩌려구 저럴까..

 

어제 마포구청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러이러하니 잡아서 중성화를 해달라고...

장마기간이고 해서 많이 밀려있다고..대략 2,,3주 기달려야 한다고

곧 철거할거 같으니까 빨리 안되냐고 했더니...많이 밀려있다는 말씀..

냥이가 저를 따르면 제가 잡으면 TNR은 협력병원에서 무료로 해주신다고 하더군요

 

반려견을 한마리 키우고 있지만 냥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싫어한다는 표현이 더 가깝겠지요..

관심을 가지게 되고...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 작은 생명체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언가 해줄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마음속에 그녀석들이 자리를 잡더라구요

 

통덧을 빌려서 잡을까..

어미만 잡으면 안되니까 통덧 2개를 빌려서 같이 잡을까..

잘 잡혀줄까...

혼자서 잘할수 있을까...그냥 나두자...자연의 섭리로 살아가게..

하루에도 몇번씩 베란다 밑을 내려다 보고 ...애네들이 머하고 있지..?

안보이면 어디 먹이 찾으러 갔나보다..많이 먹고 왔으면 좋겠다..

 

오늘  비가오는중에 밑에쪽부터 철거를 다시 시작하네요..

.....................................................

2..3일  늦어도 1주일정도면  아이들 지붕도 철거가 될것같네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

이글을 쓰는 동안에도 포크레인소리는 조금씩 가깝게 들리네요

 

 

내가 자신없어 머뭇거리는동안 아이들은 다른곳으로 터전을 옮겨야 되게 되었네요

참으로 힘들고  속상한 날들이었습니다

길냥이뿐만 아니라 생명있는것에 마음을 삣기고...거기에 집착하는것이

견디기 힘든 시간이 되고....마음의 응어리로 남게되네요

 

어미와 나란이 앉아서 저를 빤히 올려다보던 모습은 볼수 없겠지요..

하루를 이어가는것이 힘든 냥이모녀지만....다치지말고 사는동안 어미와 새끼가 늘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냥이야.......너무 힘들고 지치면 우리 집으로 오거라'.....바로 옆이잖아ㅣ''

 

 

 

 

 

 

 

 

 

 

 

  • 소 현(순천) 2013.07.23 19:29
    그래요..님의 집으로 밥 먹으러 오길 바래요.
    길위의 고단한 삶에 그래도 배고프지 않길 바래 봅니다.
  • 미카엘라 2013.07.24 08:41
    오라고 노래하시더니 ...왔답니다. ㅎㅎㅎ
    두레님 이제 그분들께 심히 낚이셨습니다.
    냥이의 늪은 깊고 질척거려 ...어느 누구도 못 빼줍니다.
    싫증도 없는 세계입니다.
    잠깐의 후회는 있을수 있으나... 후회의 끝은 냥이세계로 더 큰 도약이. ㅎㅎ
    자나깨나 냥이생각.
    수시로 장터게시판을 들다보고.. 창문에 붙어살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사료봉다리를 주물떡 대고..
    걔네들땜에 울다 웃다... 거시기에 머시기가 수부룩~ ㅎㅎㅎ
    이제 두레님 시작이십니다.
    냥이접신 되셨네요. 추카드려요~ 짝짝짝~ ㅎㅎㅎ
  • 토미맘 2013.07.24 15:34
    냥이접신 여기도 있답니다...ㅎㅎㅎ
    글 읽어보니 동감 100%예요....
  • 소립자 2013.07.24 18:20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면 단상이 마구 솟아납니다..^^
    어떤 책엔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면
    세상이 고양이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경험한다"
    이런 말도 있더군요..
    철거촌의 고양이들..
    그들을 지켜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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