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날밤에 T2000님집에서 꼬물이 한마리 왔에요.
공장마당에 밥먹으러오는 길냥이엄마따라 왔다가 사람들이 쪼물락거리니까 에미가 떼놓고 가버렸다네요.
겨우 2,3주나 됐을까 이제사 이가 나려고 까실한 꼬물이입니다.
아마도 난생 처음 엄마따라 나온 외출이였을텐데 무지한 사람으로인해 졸지에 버림받은 고아냥이 됐구료.
T2000님이 불쌍한게로 애가 터져서 하루죙일 잠바속에 품고 다녔더래요.
소현님한테 전화해서는 우유랑 젓병좀 빌려달라더래요.
그래 남자가 그것도 하루죙일 농기계수리하는 사람이 언제 우유타멕이고 배변시키고 하고 잇것냐고
에라이 치자네집에 마침 젓먹는넘 하나있으니 같이 빈대붙이자 그랬나벼요.
소현님이 전화가 왔길래 어찌 거절도 못하고 일단은 델꼬 오시라고 죽던살던 한번 비벼보자구했지요.
농기계수리점에서 오는 넘이라 트랙터오일상자에 담겨져 왔에요^^*
일단 사료먹을수있을때까지만 우찌해보자구하구 대신에 우리집에 오는 꼬물이는
일단 이마빡에 빵구나는 각오는 해야한다구했세요.
혜랑아짐이 곰팡이성피부염이 잇어서 치료도 엄청 오래하구 했는데 이거이 잠복성인지
집에 있는넘들은 내성이 생겨서 암만 서로 문대구비비구해도 괜찮은데 꼭 새로 오는넘들은
혜란아짐한테 갔다오면 이마빡에 빵구한방씩 납니다.
시방 꼬실이랑 꼬비도 빵구나서 약용샴푸로 목욕하구 수로란 만날 바르구 합니다.
삐약거리고 뜨뜻한방에서 아장거리구 다니는거는 좋은데 고무젓꼭지는 절대로 못물겠다네요.
아침까지만해도 엄마젓꼭지 물던넘을 고무젓꼭지 디밀어재끼니 결사하고 앙다물고 뱉어내고 버팅거려요.
숟가락으로 쬐금씩 떠멕이고 궁뎅이 문지르고 주뎅이 물휴지로 닦아주니 영감이 들이닥칩니다.
얼레리 또 줏어왓다냐...이건 뉘집 애여/ 눈꼴이 슬쩍 올라갑니다.
그래 주저리주저리 여차저차 사료씹을정도만 되먼 돌려보낼텡게로 기냥 통과시켜주라구 슬슬 비위를 맟추는데
영감말이 가관입니다.
옹야 잘도 보내것다 또 몬생기서 안되고 불쌍해서 안되고 정이 들어서 안되고 눌러앉힐라구???
뭐 치자가 입이 광주리구녕만큼 많아도 할말이 없어요.
어찌 된거이 치자네집은 항상 정원이 열두마리예요.
가고오고 죽고 떠나고 들어오고....
하여간에 오지랖넓은 치자가 꼬실이 간신히 새벽젖안멕여도 될만큼 키워놓고 또 꼬물이 들였으니...
첫날은 절대루 고무젓꼭지 못빨겠다다니
다음날은 그래도 아쉬운지 조금 시늉이라도 좀내보고 좀빨아먹었는데
이녀석이 폭풍설사를 합니다.
엄마젖만 먹던넘이 갑자기 우유를 멕이니 속에서 안받나봅니다.
기냥 노랑물을 쭈욱 뿜어재끼는데 어머나 괜히 맡앗다가 이거이 잘못되먼 우짜노 걱정시러워요.
꼬비까정 과식을 해서 토하고 비실비실해서 시내 병원에 델꼬가서 혹시나싶어
범백검사하고 피검사하고 돈 왕창 깨어먹고 링겔달아가지고 왔는데
꼬물이는 설사하지 꼬비는 팔에 이것좀 빼라구 지랄을 하지
꼬실이는 젖 언제주냐구 굶어돌아가신다구 응에응에거리지
여동생네 밥해줘야지 괭이부대원들도 저녁주시우 난리지
막내아들넘은 목욕한다고해서 바깥에 화덕에 나무때서 물뎁히랴
이럴때는 치자가 몸뎅이가 두개쯤 여벌로 있었으면 좋것어요.
간신히 밥들 다멕이고 보낼사람은 보내고 영감시중 들어주고나니 열시.
잠간만 누워서 숨좀 쉰다는게 고만 깜빡 잠이 들었었나베요.
꼬실이가 응에응에 해쌓는통에 에구머니 벌떡 일어나보니 새벽 한시에요.
꼬실이 젖멕이고 꼬비 습식사료좀 챙겨먹이고 꼬물이는 따신물에 설탕조금넣고 우유조금만 섞어서 좀 떠멕이고보니
아이구머니나 밖에 아이들 밥배달을 까먹었에요.
부랴부랴 카트 질질 끌고 한밤중에 밥배달을 나섰는데 식당앞에서 후레쉬를 비추니 유리구슬두개씩들이 총총합니다.
노란구슬 푸른구슬 깜박깜박.... 이넘들이 한밤중까지 기다렸나봐요.
이곳저곳 가는데마다 쌍쌍이 구슬들이 기다리고 치자는 미안하다 좀 봐주라해감서 밥푸고...
지나는길마다 개님들은 왜 그리도 악착같이 짖어들 재끼는지...간식줘 감서 그렇게 아부를 했는데...나뿐넘들.
이 한밤중에 수상한 가방끌고 다니는 저녀자는 뭐뇨 도둑뇬아니냐 수상하다 수상해 그러고 있는갑에요.
배달마치고나니 새벽세시.
참 내가 생각해도 살짝 맛이 간 녀자가 아니면 이러고 다니지않을것같더라고요.
집에와서 또 잠간만 눈붙인다는게 비몽사몽 시계알람소리를 듣기는 햇는데 눈이 떨어져야말이지요.
하도 알람이 시끄럽게 악을 써댄게로 영감이 나와서 깨웁니다.
그래 아침밥하고 도시락싸고 식구덜내보내고... 오늘 아침에 영감생일날인데 하도 바빠서 미역국도 안끓여줬어요.
그동안에 꼬물이는 또 폭풍설사를 해서 온몸에 똥물칠갑을 해놨고...
목욕시키고 말리고 괭이들 밥주고 꼬비는 약멕여놧더니 게거품을 물고 온방을 돌아다니면서 질질 흘려놓고...
꼬물이는 아예 축늘어져서 헬렐레 해서는 치자 애간장을 태웁니다.
그래 어디선가 일 읽엇는데 애기들이 힘들어할때 엄마심장소리가 마음의 안정을 준다고 하더라싶어서
마침 집에 치자말고 아무도 없는지라 웃통 훌떡 벗어부치고 꼬물이를 가슴맨살에 꼭 안고 잇었더니
치자심장소리가 그나마 좀 들렸는지 뻬베거리고 소리를 냅니다.
아직도 속이 어쩔지몰라서 우유도 소량만섞고 설탕물 먹이고 치자가 한창때 사용하던 사이즈 커다란 부라자 꺼내서
꼬물이 담고 치자꺼도 여분에 담고 그러고 있으니 참 누가보면 꼴갑을 떤다고 하겟어요.
그래도 나름 처방이 효과가 조금 잇는지 치자 가슴에 귀대고 잠도 한숨자고 꼼지락거리고 움직이기도 하고
오후엔 아직 설사안햇어요.
참 살다보니 아이들 다키우고 이제서 고냥이한테 코가 꿰이더니 가슴팍에 꼬물이를 담고 다닐줄은 어찌알았것어요.
그나저나 꼬물이넘 빨리 기력좀 차려서 우유도 잘먹고 무럭무럭 자라서 지네아빠한테 잘돌아가야할텐데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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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조금전 새벽 세시이십분경 꼬물이가 결국 별이 되었어요.
설사도 안하고 우유도 조금씩 먹고하더니 가슴팍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와
거실도 한번 돌아보고 쉬야도 한번하고는 드러눕더니 눈에서 빛이 사라지는군요.
이렇게 조금살다갈것을....
그냥 엄마랑 있었으면 예쁘게 자랐을 꼬물이를 한번의 호기심으로 만져보고 장난감처럼 주물고
어미에게 버림받게 만드는 사람들의 무책임이 어린것을 이렇게 만든것 같아서 가슴아파요.
잘자거라 꼬물아...........







아니 그런 방법도 있어요???????
역시 괭이 엄니는 그냥 되는 게 아니네..ㅎ얼른 우유떼고 지네 아빠 한테로 가야 하는 데..이름 덕구라고하면 어떨까..ㅎ 지아빠 가운데 이른자 넣어서리.
난 오늘 이불 빨래하고 낼은 구슬이 예방 접종하러 가고 반찬 준비좀 하고...
화실서 가져온 박스집 다시 만들어서 낼은 송이것보담 크면 송이집 하고 송이집은 부영이주고
안에 넣어줄 깔개 재봉틀 고장나서 손바느질로 만들어 넣어 보니 아주 좋네요.
그 위에 무릎담요 넣고 핫팩 넣으면 아주 좋을 것 같네요.
암튼 힘들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내가 맡아줄 여건도 안되고 그런다고 일 하는 남정네 한테 맡겨 두기도 그렇고..안델고 가면 내가 데려다 공장 마당에 던져 놓고 올께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