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개월 가량을 살다
거미는 갔습니다.
새벽에 다시 나가니
축 늘어져 있는 녀석
박스에 눕혀 놓으니
이미 동공은 확장이 되어 있고,
몸은 식어 가고 애처롭게 신음소리만 토해 내더니,
뭐가 그리 급한지 ?
하늘로 가 버렸습니다.
너무나 깨끗이
토도 안하고 쉬도 안 저리고 응꼬도 깨끗 하게
눈은 반쯤 감고 가 버렸습니다.
그래도
거미가 태어나서 지들 삼남매
가게 뒷편에서 맛난것 많이 먹고
넓은곳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다
가서 살아 있던 동안은 행복 했을거라고
나를 위로 합니다
지들 뛰어놀던곳에
잘 묻어 주었습니다.
습관 처럼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 불러 보고
텅빈 가슴~~!!
혹시라도 어떤 녀석이라도 지나 가면서 먹으라고 사료와
물은 챙겨 놓았지만....
잠시 거처를 옮겼던 지엄마 깜순이가 다시 돌아 올지..
오늘 텅 비어 버린 밥집이 썰렁하니 슬픕니다.
거미야~~~~
고맙다..
하루에 수십번씩 널 부르지 않아도 되고
가게 나와 이름 불러 안나오면 걱정 안해도 되고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되고
서너번씩 맛난것 안챙겨도 되고
니들 싸대논 맛동산 감자 안캐도 되고
편하긴 한데
심심 하다
그런데
미안 하다.
몇일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살리지 못하고
널 떠나 보내서....
빨리 잊을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