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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 03:10

보냈습니다...

조회 수 933 추천 수 0 댓글 13

약 7개월 가량을 살다

거미는 갔습니다.

새벽에 다시 나가니

축 늘어져 있는 녀석

박스에 눕혀 놓으니

이미 동공은 확장이 되어 있고,

몸은 식어 가고 애처롭게 신음소리만 토해 내더니,

뭐가 그리 급한지 ?

하늘로 가 버렸습니다.

너무나 깨끗이

토도 안하고 쉬도 안 저리고 응꼬도 깨끗 하게

눈은 반쯤 감고 가 버렸습니다.

그래도

거미가 태어나서 지들 삼남매

가게 뒷편에서 맛난것 많이 먹고

넓은곳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다

가서 살아 있던 동안은 행복 했을거라고

나를 위로 합니다

지들 뛰어놀던곳에

잘 묻어 주었습니다.

습관 처럼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 불러 보고

텅빈 가슴~~!!

혹시라도 어떤 녀석이라도 지나 가면서 먹으라고 사료와

물은 챙겨 놓았지만....

잠시 거처를 옮겼던 지엄마 깜순이가 다시 돌아 올지..

오늘 텅 비어 버린 밥집이 썰렁하니 슬픕니다.

 

거미야~~~~

고맙다..

하루에 수십번씩 널 부르지 않아도 되고

가게 나와 이름 불러 안나오면 걱정 안해도 되고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되고

서너번씩 맛난것 안챙겨도 되고

니들 싸대논 맛동산 감자 안캐도 되고

편하긴 한데

심심 하다

그런데

미안 하다.

몇일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살리지 못하고

널 떠나 보내서....

빨리 잊을께..

 

  • 은종(광주광역시) 2012.11.07 06:48
    고생하셨습니다....거미가 짧지만 행복한 삶을 살다 갔네요...고마우신 닥집 엄마 잊지 않겠지요...
  • 얼마나 걱정하고 애틋해 하셨는지 알기에 맘이 아프네요. 힘내세요!!!
  • 소 현(순천) 2012.11.07 08:32
    넘 슬퍼하지 않기를 바래요..그렇게 보내는 우리 심정이야 말로 표현 못하지만..
    그렇지만 맘 아프고 미안 하지요.빨리 잊으시고...남은 아이들위해 다시 일어 서야지요.
    우린 앞으로도 이런일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갈것인데.
    건강 조심하시구요.
  • 마마(대구) 2012.11.07 08:51
    아가들 마구 뛰어 다니는 모습 보면서 좋아서 활짝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그때 남은생동안 받을 사랑 다 받고 거미는 떠났을꺼에요 또 찾아 다닐까봐 슬퍼할줄 알면서도 얼굴보여주고 슬프다ㅠㅠ 언니도 힘내세요
  • 소머즈 2012.11.07 09:18
    슬퍼 마세요..아픔없는 고양이별에 가서 편히쉴꺼예요~~
    저도 어제 9월에 tnr시킨 몽땅이 새끼 꼭지가 고양이별로 떠났어요ㅜ.ㅜ 요즘 아파트내 보도블럭 새로 깐다고 4일전부터 공사중인데 그때부터 꼭지가 안보였어요. 항상 엄마몽땅이와 같이와 밥먹던 아이였는데.... 어제저녁6시쯤 복숭아야옹이님과 찾아보니 화단안쪽 베란다 밑에서 죽어있는 꼭지를 발견했어요~ 숨이 턱 ㅜㅜ 분명히 아침까지 없었는데 말입니다. 입쪽이 부어있고 다른 아무런 외상은 없었구요~떠난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한쪽팔은 안굳었더군요..얼마전까지 덝가슴살 달라고 똥꼬발랄하게 뛰어다니던 아이가 갑자기 왜??? 복숭아야옹이님이 아이를 상자네 담는데 몽땅이가 처다보더라구요. 꼭지가 떠난걸 아는지..... 동 뒷쪽 나무밑에. 평소에 좋아하던 닭가슴살과같이 꼭지 묻어주었어요.
    꼭지도 거미와 비슷하게 살다 떠났어요ㅜ.ㅜ 둘이 고양이별에서 만났겠네요~거미도 짧은 묘생이나 마지막을 밥엄마가 지켜봐 줬으니 밥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고마워하며 떠났을께예요. 닥집고양이님 넘 슬퍼마세요. 남은 아이들을 위해서요....저도 그만슬퍼하고 당분간 새끼 잃은 몽땅이 좀더 신경써서 챙겨줘야겠어요. 화이팅!! 닥집고양이님 우리 힘내자구요!!!
  • 호랑이와나비 2012.11.07 12:07
    거미가 님의 곁에서 숨을 거두었으니
    이제 별나라에서 편히 쉬고 있을 거예요
    마지막 가는 길을 맘 놓고 편히 갔으니
    녀석 그래도 이승에서 님을 만나서 정성껏 보살핌 받다가 갔으니 ~
    넘 맘 아파하지 마세요 ㅠㅠ
  • 소풍나온 냥 2012.11.07 12:22
    애쓰셨어요....
  • 소립자 2012.11.07 13:58

    7개월이면 정말 정이 들대로 든 아이인데..
    이번 겨울만 잘 넘기면 완전한 성묘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닥집엄마께서 아쉬움이 많으실것 같아요..
    중성화수술하고 우리 아이 다시 만나 너무 기뻐서
    마음 아파하시는 닥집엄마님 글 자세히 보지도 않고
    그 위에
    '오늘은 정말 기쁜 날'글 써놓고 얼마나 죄송하던지..

    저도 몇차례 아이들과 예기치 않은 이별을 겪고 나니
    이젠 '언제든 헤어질 수도 있는 사이다.오늘 이 순간 최대한 잘 해주자'
    이런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기운내셔요...

  • 길냥이엄마 2012.11.07 16:06

    닥집 동생아~!
    인터넷 뱅킹으로 돈 보낼곳 있어서 아픈몸 이끌고 들어와 봤더니만
    니가 왜이리 나를 울게하니...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를 힘들게 하던 그눔의 길고양이 다 잊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 그게 슬프고...
    내가 사랑하는 너를 행복하게도, 힘들게도 하는 길고양이가 죽어 버려서
    니가 슬퍼하는것 같아서 그게 슬프고...
    이번 한번으로 가슴아픈 일이 끝날일이 아닌것은 뻔~한 일이라 그게 슬퍼

    그제 발견하여 이틀을 세탁기 속에 넣어둔후 (간짜장이 때문에)오늘 겨우 기다시피 나가서

    사람 덜 다니는 아파트 뒷 화단에 묻어준 죽은 까치도 가엽어서 눈물이 나고... 
    내가 몸이 아프니 맘 약해서 더 눈물나는지도 모르겠어...
    게다가 어제 너무 아파서 이곳 이사온 아파트에 길냥이 2곳 밥자리 밥 안챙겨줘서 미안해서 더...

    닥집 동생아~!
    내가 봤을때 길냥이들에게 너만큼 하는 사람은 없다고 봐~
    (내가 닥집 동생과 마마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러는건 아니고...)
    거미가 짧은 생 살다 갔지만 그래도 너같은 밥엄마 만난건 행운이었어.
    너를 보며 많이 반성하며 많이 배우며 또한 난 저렇게까진 안살꺼야 하며 결심도 했어~ 정말!!!

    언니는 지난 일요일 이후 죽을만큼 심한 몸살로 아팠어
    일요일엔 교회 식당 당번이라 500명분 식사 설거지에 집에 오니 한기가 들었어
    그뒷날은 일주일에 한번 가는 월요일 수업이라 영도까지 그 먼길 오가며 3시간 차타고 들어가
    2시간 수업 마치고 오니 살이 다 아프고 열나고.. ㅠㅠ
    어젠 내내 꼼짝않고 끙끙~대며 앓았어

    깜이는 엄마쟁이라 저그엄마가 아파 죽어도 옆에 꼭 붙어 잘라하제...
    간짜장이는 밤새 안자고 침대위에서 설쳐쌓제 내가 살 수가 있어야지...
    딸은 간짜장이 이뻐하긴 하면서도 아무리 육아를 분담하지고 요구해도
    잠잘땐 지 잠 설친다고 한눔도 안 맡을려하제...
    내 몸 아파 죽겠는데 두 눔의 새끼들이 날 가만 두지 않으니 간짜장이도 귀찮더라.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해낸게 화장실에 박스에 무릎덥게 담요깔고 화장실 놔두고 밤새 가둬?놓는거였어.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더니 몇일밤 적응하니 그만~하더라...

    어쩌면 니가봤을때는 동물학대가 아닐지... 나도 좀 살아야 안되겠냐~ ㅠㅠ

    내 소원이 간짜장이 입양시키는건데 사진도 딸냄이 안 올려주고 글타~


    거의 매일밤을 두눔들땜시 잠 설치니 어디 내가 몸살안하고 배기겠니
    낼, 모레 모임에서 제주도 가는데 이몸을 하고 갈지 모르겠어... ㅠㅠ
    (쓰다보니 댓글이 아니고 장문의 편지가됐네... 오늘은 이만~하고
    이제 나 눈물 그쳤으니 다시 만나서 얘기해)

  • 홍냥이 2012.11.07 20:52
    저도 많은 아이들이 떠나갔습니다. 얼마전엔 견공2마리가 아파서 갔고,지금도 한견공은 간종양인데 수술을 안하는게 더살길이라셔서 점점 말라가는 모습을 보고만있죠. 또 외부 베란다 가족은 첨에 3마리였는데 4월생3, 8월생5 으로 늘어났다가 8월생 새끼들이 사람들이 밭에 농약 뿌려놓은걸 먹었는지 한마리씩 한마리씩 죽어서 지금은 단 한마리만 날쌔게 움직입니다. 다 묻어줬구요. 제가 새끼낳는거 다 보고 눈뜨고 폴짝이는거 다보고 그러다 보냈습니다. 충분히 이해하고 담생애에선 냥이로 안태어날거라고 믿습니다. 4월생 한마리를 잃어버려 미친듯이 맘이 아픈데 아직 어린이집도 못가는 애기가 있어 쉽사리 찾아나서지도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네요. 님글 보니 더 보고싶습니다. 잘살고있을지..
  • 양갱이(안산) 2012.11.07 21:19
    토닥토닥..
    토닥토닥..

    토닥토닥..

    우리들 캣맘..
    우리 사이에..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글만봐도 그 마음.. 그 상황 그저 절절 하게 가슴에 와 닿는것을..
  • 길냥이엄마 2012.11.08 00:10
    코를 풀어가며 또 울었어... ㅠㅠ
    난 왜이리 울보짠본게야... 맘에 안들어!
  • 너무 가슴아파하지마세요.
    그렇게 모두 잘살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만은 그래도 떠날아이는 떠나는것을....
    그냥 이제는 고달픈 길생활 접고 편안한 고양이별에서 행복하게 살겠거니 생각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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