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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치자네 정원에 튤립구근들을 심습니다.

진작에 심어야하는데 하두 바쁘고 시간이 없어 미루고 미루다 오늘은 일저질렀에요.

켜켜히 쌓인 목련이파리들 걷어내고 보니 튜울립 심을 자리가 아예 빤질빤질 윤이 납니다.

이눔에시키들이 여름내내 목련나무위로 아래로 얼메나 뛰댕깄는지 땅이 다져지고 빤들빤들합니다.

호미로 깔작깔작해보니 턱도 없어 삽으로 파다가 허리가 부러질라해서 잠시 주저앉아있으니

대부대들이 몰려와서 엄마 머하능고  들이보다가 오메 고실하니 흙을 잘파놨네하고  이눔저눔 덤벼들어서 막헤치고  

 오줌깔길라고 엉덩이 드리대는눔   하는김에 응가도....폼을 잡길래 후여후여 쫓아버리고.

작년에 심었던거 괭이넘들이 다파헤쳐서 쥑여버리고   또 거금들여서 산 구근들  고이고이 열을 세워서 심습니다.

치자네가 지금 사는집으로 이사온지 이십년이 거의 되어가는데  아파트서 땅심을 못받고 살아서 치자가 비실대니까

비록 집은 허술하지만  마당도 넓고  손바닥만한 텃밭에 조그만 정원도 있어서   기냥 이사를 왔에요.

그래 여즉도 연탄보일러에  푸세식 변소에 살지만 만족하고  즐거운 나의 오두막집하고 삽니다.

해마다 텃밭에 작으나마 상추야 고추야  야채 조금씩 심어서 굳이 시장에 안가고 기냥저냥 뜯어먹고 삽니다.

무엇보다 치자가  바같출입을 안하는 성격이라서 정원에 꽃심고  야채 키우고 매일 시커먼스 다섯넘  뒷바라지하고

책이나 보고  중고비디오사다가 눈빠지도록  영화나 줄창보고......사실 그때가 신선놀음이였에요.

해마다 튜울립이야 수선화니 백합도 종류별로 심어서 동네방네 사람들 지나가면서 아이구 좋다 들여다보고

좀 이름있다는 야생화도 다 심어서 나름 즐기고  선인장도  거금들여가며 종류별로 키우고...

치자네집 꽃피면 카메라들고 찍으러 오는 사람들도 심심히 있고...

그때 화분이야 꽃나무야 종류별로 세어보니 백여종이 넘더라구요.

여름내내 온마당에 쫙 늘어놓았던 화분이 추워지면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안방 애들방 거실 책방할것없이

선인장화분에  온갓 관엽식물에 사람다닐공간조차없이 살앗는데...

어느날 치자가 괭이사랑에 넋을 놓으면서  선인장화분은 냥이들 눈꿸까봐 다 내놓고해서 겨울에 얼려죽이고

정원에 꽃나무들은 냥이들 우다다등쌀에 하나씩 밟혀죽고 말라죽고  화분은 맨날 자빠뜨리고 엎어서 죽이고

딴일에 정신팔려서 제때 물조절 못한 비싼 종자들이 하나씩  죽어나가고  그러게 오년여...

화분들이 줄줄이 늘어섰던자리는  괭이들 캣타워야 밥그릇이 자리잡고  거름이야 원예도구야  비싼 화분들 쟁여놓던 창고는 괭이사료가 자리를 잡았고   해마다 구근이며 새로운 품종꽃을 사들이던 돈은 괭이 사료비에 간식비에 쏟아넣고...

봄한철  겨우 꽃좀 보고나면  여름가을 겨울 마당은 온통  냥이들 발바닥에 다져진 빤들거리는  낯짝을 내어놓고...

계속 꽃을 애지중지 기를것이냐 차라리 포기하고 모든것을 괭이들한테 내어놓을것이냐하고 고민도 햇엇더래요

두가지 다는 안되니 결국은 꽃을 포기...   삼십여년을  즐겨온 취미생활은 안녕히....

그래도 온전히 포기할수는 없어서 해마다 가을이면  튜울립이랑 수선화는 꼭 심어요.

겨우내 땅속에서 구근만 키우다가 봄이 되어야 싹이 나니   그래도 봄이 되면 어떤넘은  겨우내 파헤치는 발톱세례에 뒤집어져서 말라죽고   새싹 올라오자마자 밟혀죽고   꽃봉오리 생기다가 꺽여죽고해도   반타작은 하니말이예요.

그래도 노하우 하나는 생겼는데  냥이들이  텃밭은 잘 파헤치지 않길래 가만 생각하니 퇴비냄새를 싫어하는듯해요

꾸리꾸리한   퇴비냄새는 지들도 별로 맡기에 좋은  냄새는 아닌지 아니면 그나마 꽃도 포기하고

저이들한테 꽃밭놀이터를 양보한 치자에게 미안해서인지  텃밭은 파헤치지않아서 그럭저럭 야채는 뜯어먹어요.

그래 구근들 심은 자리엔 부러  퇴비를 수북하니 뿌려둡니다.

오늘도  죽을둥 살둥  삽질에 호미로 긁어파고   튜울립 구근들 심고  수선화 옮겨심고  나니  꼬실이가 호출을 합니다.

하여간에 그넘에 배꼽시계는 우찌그리도 정확한지...

꼬실이 젖멕이고  나와보니 가관이 따로 없어요.

이넘저넘 전부  꽃밭에 몰려가서 방금까지 치자가  온갖 정성을 다해서 심어둔  구근들  곱게곱게 다둑다둑해둔자리들이

보란듯이  미친년 뭐같이 헤벌레 파헤쳐저있고  어떤넘은 구근으로 드리볼까지 하고 있습니다.

아주 이것들이 죽을라구...  매를 벌어요.       너거들은 기본이 안되있어 기본이....!!

치자가 고래고래 악을 썻더니  거미새끼같이  쫙 흩어져  들고 뜁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구근들  다시 줏어다 심으면서   또 악을 씁니다.

너거들은 말이야 도무지 기본양심이 없어  그래도 하루는 넘기고 파얄것아니냐   도무지 가정교육이 제대로 안되있어.

 오늘 저녁은 캔없다 기냥 마른사료나 씹어 자슥들아!!!

 

 

 

 

 

 

  • 닥집 고양이 2012.11.03 02:53

    ㅋㅋㅋ
    문제아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지요.
    가정교육은 치자님 탓~~ㅋㅋ
    구근으로 드리볼 짜식들 아주 살판 났네요..잼있어요
    우리집도 수~년전 베란다에 아주 멋지게 이것 저것 꾸며 놨더랬는데
    우리 새끼들 한 둘씩 늘어나더니 화분타고 놀고 화분위에 올려논 황토볼 물어다 온데 드리볼 하면서 가루칠 해 놓고 이제 그자리에 켔타워에 정수기에 대형 화장실 두개 
    새끼들 짐이 가득 하답니다.

  • 마마(대구) 2012.11.03 07:33
    가만히 있는 애들이 아니라 하나는 포기해야 뭐든 할수 있어요 우리집애들은 사고도 안치고 착한가 봐요
  • 소 현(순천) 2012.11.03 08:44
    아직 울집은 베란다에 난 화분이며 채소밭도 잇고..산호 마노 사고 안치니 좋은데 첨엔 구슬이가 몇개 엎드만 요즘은 조용하고..대신 베란다에서 흐트러지게 핀 난 화분을 거실에 들여 놓지 못하고 거실창안에서 즐긴 답니다. 지금도 꽃대 올라오는 심비디움 화분 세개 있는데 창안에서 봐야 할것 같고..
    전에 강쥐 키울때도 지금도 베란다는 내 삶의 휴식처인데..아직 무탈해요.
  • 북극곰 2012.11.03 11:09
    애들이 개구쟁이예요..ㅋㅋ
    어찌..=_=심은걸 귀신같이알고..드리블을..=_=;;;;
  • 호랑이와나비 2012.11.03 11:43
    그전 치자님 댁 마당을 그려 봅니다 ~~^^넘 아름다운 꽃동산
    제가 좋아 하는 꽃이 튤립이거든요 ^^
    마당 넓은 집 ~~많이 부러워요 ^^
  • 은종(광주광역시) 2012.11.04 09:57
    튤립 구근, 수선화...ㅜㅠ...아련하네요..
    꽃과 나무에 폭 빠져 산으로 들로 많이도 헤맸는데...
    수선화도 꼭 심어주세요..
    꽃 피면 사진도 좀 올려주시고...^^
  • 링맘 2012.11.06 14:24
    ㅋㅋ. 냥이들의 구근 드리블. 귀여운 것들.
    온갖 꽃 가득한 마당 내지는 정원이 저의 로망이었는데.
    치자님은 진정 행복한 이이십니당. 손바닥 만한 베란다에 한때 게발 선인장에 빠져 색색으로
    또 올봄에는 히야신스에 빠져 색깔별로. 근데 많이 거두지도 못하고 제대로도 못하면서 냥이들에게
    신경 쓴답시고 물도 제대로 안줘 모두들 뒷방 마님 신세들이 되었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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