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입양, 별내] 깊은 우정이 지켜준 오늘을 이어갈, 저는 별내입니다.
2014년 봄, 많은 분들의 마음을 울린 사연의 주인공 ‘별내’를 기억하시나요? 쥐잡이냥으로서의 쓸모를 다한 뒤 공장지대에 버려졌던 별내는 그곳에서 외국인 근로자 에릭씨를 만났고, 그렇게 특별한 우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에릭 씨는 푼돈을 모아 산 사료와 먼 식당을 오가며 얻은 먹이로 별내를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은 뒤에도 전기와 수도가 끊긴 기숙사에서 둘은 서로 의지하며 유일한 가족이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이 오자 별내는 심한 허피스와 함께 자궁축농증으로 엉덩이에서 피와 고름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에릭씨는 끝까지 별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서툰 한국말로 이곳저곳 도움을 청하던 그의 노력은 결국 협회까지 닿게 되었습니다. 에릭씨와 헤어지기 싫어 하악질을 하는 별내를 에릭씨가 안아주며 달랬고, 무사히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을 마친 뒤에도 별내는 웅크린 채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인사를 위해 걸었던 영상통화에서 에릭씨의 목소리가 들리자 별내는 고개를 들고 '아웅아웅' 울기 시작했습니다. 에릭씨는 ‘마할끼다 별내'를 되뇌며 흐느꼈고, 그 말이 필리핀어로 ‘사랑한다’라는 뜻임을 알게 된 순간 모두의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비록 별내와 에릭씨는 헤어져야 했지만, 그가 보여준 따뜻한 사랑과 용기는 별내에게 새로운 오늘을 선물했습니다. 그 깊은 우정을 기억하며 각별히 돌본 끝에 마음을 연 별내는 이제 협회의 든든한 가족이자 동료가 되어 10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함께한 만큼 세월의 흔적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2년 전 치아가 녹기 시작해 수술을 받아야 했으며 현재는 만성 췌장염으로 매일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별내는 또 한 번의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귀에서 종양이 발견되었고 비만세포종으로 발전할 경우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이제는 노묘가 된 별내가 수술을 잘 견뎌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잦은 구토로 활력이 떨어진 요즘에도 별내는 마치 안심하라는듯, 조용히 발밑으로 다가와 머리를 기댑니다.
언젠가 에릭씨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에릭씨를 대신해
별내를 응원하고, 또 마음으로 가족이 되어 주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에릭씨와의 우정이 지켜낸 별내의 오늘이 앞으로도 편안히 이어질 수 있도록, 마음입양으로 함께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