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만 명 소비자의 선택! 전국 20여 개 지점 확장! 유명 대기업과 제휴!
새롭게 떠오른 유망 산업, 최고의 사업 아이템은 '파양'
'신종펫숍'. '또?'라는 피로감과 함께 이제는 이 비극이 우리 사회의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습니다.
2018년,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내세운 신종펫숍이 논란이 된 지 어느덧 8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신종펫숍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자 버젓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많은 동물단체는 신종펫숍이 등장한 초기부터 법적 제재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지금까지도 관련 캠페인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침묵을, 사회는 외면을, 시민은 소비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신종펫숍은 단순한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 1세대를 넘어 구조단체를 사칭하고, 민간동물보호시설로 공식 등록해 정부 인증을 받은 보호소인 것처럼 홍보하거나, 펫호텔로 위장하는 등 2세대, 3세대로 더욱 대담하고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사업 규모는 가히 대단합니다.
신종펫숍 산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파양'을 하나의 사업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법이 '파양동물'을 다루지 않는다는 제도적 공백을 활용하며, 파양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나 '좋은 가족을 찾아주는 과정'으로 포장해 파양자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일종의 서비스로 전락시켰습니다. 또 파양 동물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동물단체의 구조·보호 활동을 마케팅에 활용하며, 공익적 이미지를 브랜드 자산으로 삼았습니다.
이는 매우 비열하고 악랄한 수법입니다. 수많은 동물단체는 결코 명예나 수익을 위해 생명을 구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 재정난과 사회적 편견, 혐오를 견디며 오직 '생명'이라는 가치와 신념으로 버텨왔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우리가 수십 년간 헌신과 희생으로 쌓아온 공익적 신뢰를 '착한 브랜드'라는 포장지로 감싼 채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결국 파양 동물마저 상품이 된다는 것입니다. 파양 동물을 나이와 품종 등에 따라 등급화하고 비용을 차등 책정하며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렇게 반려동물에서 상품이 된 동물의 행방은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2018년 파양된 품종견 79마리가 방치 끝에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된 사건, 그리고 아무런 제재 없이 흐른 시간 끝에 2023년에는 신종펫숍에서 개와 고양이 100여 마리를 생매장한 끔찍한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는 예견된 참극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이, '진짜' 보호소는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요?
2023년 4월 개정 동물보호법 시행과 함께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가 도입됐습니다. 애니멀호딩과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사설보호소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기존 보호소의 무려 80~90%가 신고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위기의 동물을 지켜온 '진짜 보호소'가 농지 문제로 '불법'이 될 위험에 처한 사이, 무사히 신고된 보호소 17개소 가운데 6개소 이상이 신종펫숍이라는 사실은 제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2021년 신종펫숍 영업 제재를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처음 발의됐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개정된 동물보호법은 '진짜 보호소'들의 목을 죄는 참담한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사회적 인식 또한 모순적입니다. 동물을 돈을 받고 파양받아 재판매하는 상업적 구조에는 놀라울 만큼 관대하면서, 정작 동물단체의 입양에는 편견과 혐오, 그리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특히 예부터 생명을 가볍게 여기지 않기 위해 이어져 온 '책임비' 문화는 일부 사례가 일반화되며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책임비(5만~10만 원)는 한 마리의 치료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과는 거리가 먼 금액입니다. 무엇보다 책임비가 수익 구조가 될 만큼 보호소의 입양이 활발한 것도 아닙니다. 쉽고 간편한 생명 구매 문화는 확산되는 반면, 평생을 책임질 가족을 찾기 위한 신중한 입양 절차는 '갑질', '까다롭다'는 비난을 받습니다.
더불어 동물단체는 만성적인 포화 상태와 낮은 입양률 속에서도 신종펫숍이 만들어낸 피해 동물들까지 떠안고 있습니다. 펫숍이 간편하게 팔아치운 생명들이 향후 유기·파양될 문제 또한 결국 동물단체의 책임으로 남을 것입니다. 실제로 협회에는 개인의 사정으로 인한 품종묘 파양과 입소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해마다 그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묻고 싶습니다.
하루가 급한 동물들은 차고 넘칩니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인도적 처리라는 이름으로 하루에도 쏟아지는 시보호소의 안락사 공고를, 수많은 동물단체가 쉼터와 보호소, 입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유실·유기동물 정보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앱의 존재를.
그럼에도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이미지는 어쩌면 우리가 펫숍 소비를 합리화하기 위해 가장 쉽게 선택한 명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작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수없이 검색하고 브랜드를 비교하면서, 생명을 선택하는 일에는 왜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실제로 신종펫숍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동물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와 쉼터, 입양센터보다 훨씬 많은 관심과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신종펫숍의 거짓된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분명히 말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보호소와 쉼터, 그리고 피해 동물들이 감당하는 현실은 외면한 채 '착한 이미지'만 소비하려는 문화 역시 돌아볼 때입니다. 이러한 모순은 통계에서도 드러납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5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 반려동물을 입양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사람 가운데 88.3%는 유실·유기동물을 입양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사지 않고 입양하는 것이 옳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입양 경로를 보면, 보호소 입양은 8.8%에 그치는 반면 펫숍 구매는 그보다 3배 이상 많습니다. 심지어 그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그동안 신종펫숍과 동물판매·번식업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구조 활동과 시민 인식 개선 활동은 물론,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직접 의견을 전달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회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의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파양동물이 영리 목적의 수익 구조에 편입되지 않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라.
2. 펫숍이 '보호소' 등 공익적 의미를 가진 용어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영업 형태를 홈페이지·광고·간판 등에 명확히 표시하도록 하라.
3. 민간동물보호시설 제도를 악용해 펫숍이 비영리 보호소인 것처럼 등록·운영되는 사례를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하라.
신종펫숍 산업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습니다. 이제라도 멈춰야 합니다.
생명을 존중하는 일은 유별난 가치관이 아닙니다. 생명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 것, 공익을 가장한 상업을 용인하지 않는 것. 그것이 건강한 사회의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당연한 상식이 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목소리 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