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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2.15 16:24

    1502[휘루's story]요술공주 밍키

    조회 수 912 추천 수 6 댓글 1

    휘루’s story

    요술 공주, 밍키

    글 사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감자칩




    쉼터 휘루네에 방문자들은 밝고 명랑한 고양이들을 보며 표정이 매우 밝다고 극찬한다. 어느 방송국 PD님도 “다른 쉼터 고양이들은 사람을 곁에 두지 않아 영상을 찍기 힘들었는데 휘루네 고양이들은 ‘개냥이 포즈’에 ‘무릎냥이’, ‘부비 부비 댄스’까지 ‘끼’가 넘친다”며 ‘방송국 체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처음부터 ‘똥꼬발랄’한 것은 아니었다. 그 이면에는 깊은 아픔과 슬픔, 눈물이 서려 있다. 휘루네는 버려졌거나 학대를 당했거나 장애가 있는 고양이들이 모인 곳이다. 예전 매체 인터뷰에서  “어떤 아이가 더 마음이 가고 가엾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기자의 질문에 한참을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인간인 나로서는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다. 어찌 내가 이 아이들의 고통과 슬픔에 순번을 매길 수 있을까. 

    잔인한 학대현장에서 또한 꺼져가는 사고현장에서 생명을 구조하면서 나만의 철칙이 생겼는데 그것은 ‘절대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말 것’,  ‘내 물로 아이들의 깊은 상처에 더 우울한 감정을 보태지 말 것’ 그리고  ‘상처 받은 고양이가 마음을 열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갖으며 어린아이 대하듯 상냥히 대해줄 것’이다. 특히 마지막 항목은 ‘밍키’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밍키3.jpg





    밍 키,  너 는  왜

    휘루네의 매력묘 밍키는  2kg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몸집의 올블랙 고양이다. 가슴팍에 반달곰처럼 반달모양의 털이 멋지게 나있다. 이런 밍키를 본 사람들은 백이면 백 너무도 예쁘다고 탄성을 자아낸다. 사람들의 감탄에 밍키는 뽐내며 특기인 캣타워 오르기(곰이 나무 타듯)를 선보이거나 몸을 비비며 애교를 부린다. 

    밍키는 4년 전 휘루네를 우리 집에서 꾸리고 있을 때 입소되었다. 어찌 보면 내가 만난 첫 학대묘이기도 했고 나의 무지로 구조 뒤에도 힘든 생활을 한 고양이기도 했다. 왜 아버지 목소리만 들리면 숨기 바쁘고 왜 재채기 소리에도 오줌을 펑 싸버리는지 나는 밍키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항상 내게 반공격적으로 솜방망이질을 하고 걸음걸이도 엉거주춤 예쁘지 않았다. 밥을 먹을 때도 늘 반 이상은 흘리는 밍키를 보며 손이 많이 가는 아이라고만 생각했다. 마냥 안아주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질 것이라만 생각했다. 

    그러다 발정이 나고 중성화 수술을 하기 위해 방문한 병원에서 나는 충격적이 이야기를 들었다. 선생님은 밍키가 학대를 당한 것 같다고 했다. 송곳니는 다 부러져 있고 혀가 잘려 있다는 것이다. 

    깨끗하게 밥을 먹지 못한 것은 먹는 게 불편해서 였고 나의 손길을 거부했던 것은 방어습관이 남아서였으며 아버지의 재채기 소리에 오줌을 지리는 것은 고함을 지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수술 후 마취 때문에 축 늘어진 밍키를 보며 난 하염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간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텼을 텐데 그런 사실도 모르고...., 미안함이 눈물로 쏟아졌다. 

    밍키1.jpg 밍키캣타워.jpg





    나 의  아 버 지 와  나 의  밍 키

    집으로 돌아와서 아동학대 관련된 서적을 모조리 구매해 읽었다. 동물이지만 맑고 순수한 것은 어린아이는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간 밍키를 더 불안하게 했을 내 행동들을 하나 하나 되짚어 봤다.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도 몇 가지 주의점을 당부했다. 아침 저녁 하루 두 번 이상 밍키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인사할 것, 당분간 절대 만지지 말 것, 밍키와 말할 때는 최대한 무릎을 꿇어 몸을 낮춘 뒤 구연 동화를 할 때처럼 리드미컬한 목소리로 대화할 것 등을 전달했다. 

    특히 아버지에게는 집에서 가급적 말을 하지 말 것이며 하더라도 아주 작은 소리로 하고 밍키에게 하루 한 번씩 선물 하라는 미션을 드렸다. 선물이란 밍키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간식같은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비협조적이셨다. 

    하지만 나의 성화로 선물은 점점 업그레이드 되었다. 어떤 날은 회사에서 간식으로 나온 빵 끈을 꼬아 새를 만들어 오셨고 또 어떤 날은 탁구장에서 탁구공을 얻어다 주기도 했다. 퇴근 길에 강아지 풀을 꺽어 오시기도 했고, 심지어 회식 날 식당에서 게가 나왔다며 게살을 발라 오시기도 했다. 단 한 번도 우리 가족을 위해 뭔가를 사오신 적 없는 아버지가 말이다. 

    4~5개월이 지나니 밍키가 달라졌다. 아버지가 퇴근하고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 도도도 현관까지 뛰어 나갔다. 빨래를 개킬 때면 옆에서 작은 고양이 손으로 도와 드리는 훈훈한 사이가 되었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요플레를 드시고 출근했는데 드실 때 마다 꼭 예쁜 종지에 한 스푼 떠서 밍키에게도 줬다. 아버지와 밍키는 나란히 앉아 식사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최고의 콤비였다.  아버지 목소리나 재채기 소리에 오줌을 누고 하악질 하던 그 밍키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빠와밍키.jpg 




    친 절 한  밍 키 씨

    이후로 2년을 밍키는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다 쉼터가 이사하면서 나와 함께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아직도 아버지는 가끔 내게 전화를 하신다. 고양이 보호활동을 위해 독립한 딸의 안부가 아닌 밍키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다. 

    휘루네에서 밍키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과 정성을 아이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있다. 막 입소해서나 모든 것이 낯선 아이들에게 ‘친절한 밍키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학대묘로 구조된 아이들이게는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상담가 역할도 하는 것 같았다. 유독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아이들이 밍키와는 친하게 지내니 말이다. 

    상처가 있는 고양이에게는 어떤 큰 선물도 맛난 음식도 부드러운 손길도 아닌 ‘기다려 주는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밍키를 통해 배웠다. 믿음과 사랑이 차곡 차곡 쌓여갈 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을 이 작은 고양이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랑의 전도사처럼 휘루네를 활보하는 밍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견뎌줘서 고마워. 살아줘서 고마워.

    밍키메인.JPG 밍키복도.jpg


     긍정의 말 그리고 기다림

    마음의 상처가 깊은 학대묘 대하기


    예전 EBS 방송채널에서 짧은 영상을 본 적 있다. 양파를 가지고 말의 힘을 실험하는 영상이었다. 두 개의 양파를 키우는데 하나에는 언제나 밝은 목소리로 “사랑해” 또는 “네가 최고야”라는 말을 하고, 다른 하나에는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미워”, “짜증나”라고 말했다. 사랑해라는 말을 들은 양파는 곱고 반듯하게 자라 푸른 잎사귀를 피우고 비늘줄기도 통통한 원형으로 태를 갖추고 있었다. 반면 미워, 짜증나라는 말을 들은 양파는 쪼그라들고 찌그러진 감자처럼 못난 모양에 그나마 피운 싹도 생기 없고 누랬다. 예측이 가능한 뻔한 이야기였지만 나는 그 영상을 보고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그렇다. 말에는 기운이 담겨서  감정이 전달된다. 

    대부분 학대묘들은 맞았던 기억 때문에 손이나 빗자루 같은 특정 물건을 무서워한다지만 휘루네에 온 학대묘들은 대부분 사람의 목소리를 훨씬 더 무서워했다. 폭력에 이어 폭언과 고성과 같은 2차 학대가 진행되었을 테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아동학대에 있어서도 육체적 학대보다 폭언과 같은 정신적 학대가 뇌의 구조를 변형시켜 더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 있다.   

    학대묘들이 처음 휘루네에 오면 사람 목소리에 극도의 공포감을 드러낸다. 바들바들 떠는 고양이도 있다. 이 아이들이 마음을 열 때까지 나는 기다린다. 몆 주가 되든 몇 달이 되든 언제나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안녕!”, “잘 잤니?”, “많이 먹어”, “사랑해”,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워”와 같은 말들을 따듯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건넨다. 어느 순간 정면으로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늘 곁눈질 하던 상처 많은 그 눈동자가 나를 바로 응시하며 맑고 영옹한 눈동자로 변해 간다. 그리고 제법 자신감도 생기고 ‘나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라는 포즈로 장난도 치고 애교도 부린다. 마음의 문을 여는 그 시점이 오게 된다.  


     휘루’ s story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쉼터 ‘휘루네’는 협회에서 구조한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곳입니다. 

    휘루’ s story는 고보협에서 구조되어 쉼터 휘루네를 거처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며, 

    유기묘 출신 혹은 척박한 대한민국이라는 환경에서 태어난 길고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람으로부터 상처 받은 이들이 다시금 사람에게 눈짖하고 마음을 열어가는 가슴 울리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삶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 ?
      몽단맘 2015.02.16 12:15
      따뜻한 휘뤼네~~항상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밍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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