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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 장성이 - 수술 마쳤어요 (서울병원일기15일차)

by 까칠쟁이 posted May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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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장성이 오늘은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장성이는 몸무게가 500g이나 늘었어요.
"잘 먹고 잘 싸는 녀석" 이라는 칭찬을 들으며 그동안 많이 힘내준 기특한 아이죠.

5/17일에 문병을 갔을 때, 장성이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어요.

놀라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제가 도착하기 좀 전에 처치를 받아서 그런 거 같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저는 맘이 많이 아팠어요.

나날이 좋아지는 장성이 모습에 기뻐하고 대견해 할 줄 만 알았지, 이 녀석이 아직도 이렇게 고통과 싸우고 있다는 걸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녀석의 통증과 고통이 조금이라도 덜해졌으면 하고 항상 생각했지만 그것은 그 고통을 실제로 겪고 있지 않은 제가 막연히 바래왔던 것일 뿐.. 장성이 눈에 비친 눈물을 보니 이 녀석이 지금 어떤 마음일까.. 결국 내가 나눠 겪어줄 수 없는 장성이가 혼자 진 짐이었구나..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일전에 말씀드렸던 콧구멍 수술이 있던 오늘이전까지.. 조금은 슬픈 마음으로 장성이를 보기도 했어요.



5/18일에 장성이를 보러 갔을 땐..

장성이는 제가 가 보면 으례 케이지 문을 등지고 누워 벽을 쳐다보고 있거나 자고 있곤 하는데요.

장난치려 살금살금 다가가 장성이를 슬쩍 쳐다보는데

별 반응이 없는 거에요.

옆에 사람이 다가 왔는지 어쩌는 지..

심지어 손을 흔들어도 모르고..

멍하니 벽만 바라보다가 "장성아, 누가 왔게?"하고 부르면 그제서야 정신이 든 듯 절 쳐다보며 아는 척 하더굿요.

또 걱정이 되어서(-_-;; 선생님 죄송합니다.ㅜㅜ)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 봤지요.

얘가 왜 이러는지.. 보통 고양이라면 움직임에 민감하지 않은가 해서요.

선생님 대답에 제가 빵 터졌습니다.

"길에서 살던 녀석이라 그런지 사소한 거에 별로 신경 안 쓰는 거 같아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

그랬구나. 너 그렇게 시크한 면이 있었구나.^^



어제는 제가 일이 있어 장성이와 충분히 있어주지 못하고 잠시 만났는데요.

장성이 밥그릇에 밥이 꽤 남아 있는 거에요.

역시나 놀라(..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크흑~ㅠㅠ)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봤지요.

"선생님.. 얘가.. 밥을 많이 남겼어요. 왜 이럴까요? 헉.. 걱정되네요.."

선생님께서 대답하셨어요.

"걔 한 그릇 가득 다 먹고 그거 두 그릇 째에요. 워낙 잘 먹어서.." 아 네..-_-;;

이 날도 저를 빵 터지게 해 준 장성이..ㅋ

밥이 남아 있어 오늘 캔 간식은 생략하려 했더니..

갑자기 발을 뻗어 제 팔을 잡네요.ㅋㅋ

어디가~ 캔 주고 가~ 이러는 것 처럼요.ㅋㅋㅋㅋ

심지어는 문도 못 닫게 발로 막고 시위까지 했어요.

장성이는 역시 못 말려요.ㅎㅎ



그리고 오늘.. 장성이의 수술이 있었던 날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술은 잘 되었고 콧구멍이 다시 메꿔지지 않도록 현재 관을 심어놓은 상태에요.

코 내부의 조직 유착이 많아 아마 훗날 콧구멍이 다시 막힐 가능성도 있고 앞으로도 다른 냥이들에 비해 호흡이 좀 불편하다거나 코고는 소리가 많이 날 수는 있겠지만 사는 데 큰 불편은 없을 거래요.

평소에 잘 살펴보다가 호흡기에 문제가 있다 싶음 바로바로 병원으로 데려오면 된다시네요.

가장 기뻤던 건, 장성이가 고통이 많이 줄었을까에 대해서 여쭤봤을 때.. 장성이가 입었던 상처 자체는 거의 아물었고 통증이 심한 부위도 거의 완치가 된 상태라 오늘 수술한 콧구멍만 가라앉고 나면 그리 통증이 있을 건 아니라는 거였어요.

잘 싸웠다, 장성이!!! 장하다, 장성이!!!!


앞으로 장성이가 또 마취를 겪는 걸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걸 오늘 안에 해결하기로 의사선생님과 예전부터 얘기를 했었기에

장성이는 오늘 중성화 수술과, 무너진 잇몸부위의 발치, 부러진 치아의 처치를 받았고요.

앞으로 제가 집에서 돌볼 상황을 감안했을 때.. 위생이 중요할 장성이의 상태이기에, 그간 그루밍도 제대로 못해 냄새가 많이 나고 여기저기 피와 약이 뭉친 흔적이 있는 녀석의 몸을 목욕시키고 미용도 하게 되었어요.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웬 사자 한 마리 아니 스핑크스냥 한 마리가 있는 줄 알았어요.^^

진짜 멋져지지 않았나요?

장성이는 몸 안에 싸이키조명이라도 들었나봐요. 그냥 광채가 우와~ 캬~ ㅋㅋㅋㅋ

항체검사 결과도 좋게 나와서.. 이제 얼른 아물어 함께 돌아갈 일만 남은 것 같아요.


저, 오늘 완전 기뻐요~!!!^^


응원해 주신 여러분과 도와주고 계시는 고보협 모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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