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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진접이 (나비)의 치료받기까지의 후기!

by insoull posted Aug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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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토요일날 바로 쓰려고했는데 글솜씨가 좋지 않아서 이리저리 쓰다 지우다 정리하다보니 늦어졌네요

긴 글이지만 읽어주세요 *_*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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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중고등학교 앞 천덕꾸러기 고양이였습니다.

 

 

처음 만난 건 1달반?~2달전 쯤이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귀여운 고양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음식을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쫓아다니면서 달라고 울어대고 그랬던 것 같네요.

그런 나비를 아이들은 너무 쫓아다닌다며 쫓아내고 싫어하고 그러더라고요.

다른 길고양이와는 다른 모습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처음 보는 저에게도 와서 냐옹냐옹하며 먼저 다가왔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생각해보니 배고파서 밥달라는 울음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급한 마음에 편의점에서 소시지를 사다주곤 했습니다.

소시지는 아이에게 엄청 안좋다는건 얼마 뒤에나 알게 됐고요...ㅠㅠ

그런데 소시지를 먹어도 그렇게 많이 먹지도 않아서 '뭐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고양이 간식을 조금씩 사서 주기 시작했습니다. 근처 사시는 어떤 분께서도 지켜보다가 고양이 사료를 조금 줬더니

나비는 엄청 허겁지겁 그 사료를 다 먹더라고요. 그 분께서 이 아이가 어떻게 지금 여기에서 길고양이로 살게 되었는지 알려주셨습니다.

원래는 학교 앞에 분식집에서 키우던 아이인데 가게를 닫으시면서 고양이를 그냥 두고 가신 거죠..

그래서 그 곳을 떠나지 못하고 항상 그 분식집 앞에 앉아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나비가 있는 위치가 중고등학교 앞이라서 돌아다니는 학생도 많고, 시끄럽고 짓궂은 아이들의 장난과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당장 친구에게 고양이 사료를 물어보고 사료를 사서 매일 주기 시작했습니다.

 

 

 

 23.jpg

 

사료를 주니 정말 사료 이외에는 먹지도 않더라고요. 원래도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음식물쓰레기를 뜯는다던가.

그러지도 않았던애거든요.확실히 사람 손에 키워지다 버려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이 아프고 조금 더 애착이 가고 그랬어요.

그 후로는 아침 점심 저녁 제가 챙길 수 있을 때 조금씩 사료를 나비가 있는 곳에서 주었습니다.

그렇게 사료와 물을 챙겨주고 잠깐씩 놀아주고 그렇게 보내던 중 어느 날 다리에 심한 상처를 발견했어요.

그냥 긁히거나 살짝 까진 상처가 아닌 깊숙히.. 살이 뜯어진 상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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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할 줄을 몰라서 예전에 도와주신다고 연락처를 남기셨던 예원님께 바로 전화를 드렸어요.ㅠㅠ

사진도 찍어서 보내드리고.. 방치하면 괴사가 일어나서 다리를 자르거나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너무 놀라서

예원님이 알려주신 대로 정회원신청을 급히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혹시나 응급처치나 이런 것이 도움이 될까싶어 핸드폰 사진을 들고 근처 동물 병원도 가봤는데.

저 정도는 봉합수술이 필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집고양이면 집에서 케어해주고 하면 천천히 낫기도 하겠지만

길고양이는 저 정도 상처면 90%은 다리를 못 쓰거나 죽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임신도 한데다가 상처가 좀 심해서 구조를 빨리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ㅠㅠ.

그런데 워낙 시간이 급박한데다가 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예민한 아이라서 쉽게 잡히지 않을 것만 같아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통덫을 신청할 시간은 없고 간단히 그냥 이동가방같은거라도 빌려서 데리고 가야겠다 생각해서

이곳저곳 도움을 청해서 구하는데 그것마저 쉽지 않더라고요.. 당장 내일까지는 받아야하는 상황 이였고...ㅠㅠ

그런데 제가 치료 신청한 글을 보시고 바로 전화오신 감자칩님께서 치료에 대해서 알려주시고..

고다에 글을 올렸더니 근처에 사시는 분께서 이동가방을 빌려주신다고 하셨고.. 이동가방으로 진행하려고 하던 중

감자칩님께서 급한 사정을 들으시고 퀵으로 바로 보내주셔서 그 다음날 이동장을 받았답니다.ㅠㅠ

 

감자칩님께 감사한건 이게 시작이에요 진짜.ㅠㅠ

병원에 가려고했던건 토요일 이였지만 퀵으로 이동장을 받았던 금요일에라도 잡을 수만 있다면

하루정도 동네 병원에 입원시켜 놓았다가 토요일 날 바로 데려가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얼마나 눈치가 빠른지 그렇게 좋아하는 닭고기를 놓아서 들어가게 하려했는데 손에 닿는 것만 손으로 쳐서

꺼내먹고 안 닿으니까 그냥 포기하고 가는거에요=_=.......이게

 

 6.jpg

 

 

 

포기하려고 하다가 그냥 나와서 물도 주고 놀아주던 중에 뒷다리 안쪽에 있는 상처를 핥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손에 있던 에코 장바구니.....로 그냥 덮쳐서 들어올렸습니다.......;; 이동장 두고 어이없게 잡았지요. _.............

얼마나 울던지 놔달라는 소리처럼 냐아아아옹....... 서글프게 울더라고요 . 그래도 조금 안고 있으니 안정이 되어서 그런지

조용해졌고요 그래서 겨우 이동장에 옮겼습니다. 그때 시간이 밤 920분 가량쯤? 병원을 서둘러 찾고 전화 해봤지만

시간이 늦어서 다 닫았더라고요.. 결국 택시를 타고 집에서는 조금 떨어진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 원장님은 길고양이에 대해서는 전혀 경험이 없으신 듯 보였고 오히려 길고양이라고 꺼려하는 것 같아서 불쾌했습니다.

 

처음부터 야간진료비를 받겠다고부터 말씀하시고 그래도 좋으니 좀 봐 달라 하는데도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아이를 그냥 풀어놓아서 진료실에서 겁이 먹은 아이가 제 등에 타오르고 난리도 아니었지요......ㅠㅠ 

 환경이 바뀐 나비는 그 좁은 이동장 안에서 혼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불안해 하고 있는데 제가 바보같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 울음부터 나더군요..

그런데 그 수의사분은 계속 불친절한 태도로 일관하시면서 자꾸 진정시키려면 마취밖에 답이 없다면서 지금 수술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시고..

제가 아이를 호텔링(?)시키겠다고 해도 거기에 넣을 수 없다며 그냥 그 이동장에 넣은 채로 두고 내일 찾아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더 흥분할 수 있다고 하시는 말도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긴 했지만

아이가 뒤돌아 앉을 수도, 제대로 앉아서 누워서 있을 수도 없는 곳에 하루를 두고 가라니요.

그때  감자칩님께서 전화를 바꿔서 원장님을 설득을 했지만 바뀌시지 않더라고요.

화도 나고 짜증도 난데다가 원장님의 귀찮은 듯한 태도에 저는 거기에 맡길 수가 없더라고요

어차피 이동장에 두고 가는 거라면 다른 데라도 그 정도 이상은 해줄 것이라며 그냥 나왔습니다.

비도 오는데 우산도 없고 동네 병원에 응급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면서 주저앉았는데 저보다 훨씬 불안하고 무서울 아이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감자칩님께 전화 드려서 상황을 말씀드렸고 아이를 맡아주시겠다고 했습니다...ㅠㅠ

 

택시를 타고 아이를 데리고 무작정 나갔습니다. 걱정을 하는 저에게도 걱정하지 말라고 잘 될 거라고 계속 안심시켜주시고

제가 학생인걸 아셔서.. 택시비도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아이를 보내기만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아이를 맡기고 집에 돌아왔고 새벽에 아이 사진도 보내주셨어요 .

저는 다음날 아침에 시험이 있어서 오후에 연락드릴 수 있었거든요...

시험이 끝나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이미 아이 수술이 진행되었고 같이 수술실에 들어간다고 문자가 와있었어요

시험이 끝나고 감자칩님이 전화를 주셨어요.. 아이 수술은 잘 되었고 뱃속에 새끼는 다리 상처를 꿰매는 수술을 하기위해

하는 마취도 새끼에게 안 좋고 수술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 새끼가 없어진 것에 대해서 너무 속상해 하지 말라며 이야기를 하셨어요.. 중성화 수술도 마쳤고요

 

전화로 설명을 듣고 남자친구와 차를 타고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저를 보고 야옹거리는 나비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 좋으면서도 수술이 잘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혈액검사 상 모든 수치가 정상수치로 나왔고 건강하다고 하더라고요..새끼는 5마리가 있었대요.

길 생활을 좀 하면서 아픈 곳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몸이 괜찮아지면 방사선검사도 한번 해보시겠다고 말씀해주셨구요.

설명해주시는 선생님께서도 아이가 너무 순하다고 길냥이 같지 않다고 계속 하셨고요..

 

감자칩님도 전화 오셔서 이제 퇴원을 하고 나서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제가 말씀드렸더니 아이가 처음 본 날부터 손에 부비고 너무 친근하게 굴어서 길에 다시 놓으면 안 되겠다고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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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 짱짱 나비입니다.ㅋㅋㅋ 너무 예쁘죠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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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길에 다시 보내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는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임보처나 입양 처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 나비를 같이 보러 오신 예원님도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고요

저한테 자기 아프다고 알리는 것 같은 울음소리가 자꾸 생각나고 병원에서 본 모습이 계속 아른거리네요. 시간 내서 또 다녀와야죠. ㅠㅠ

집이 남양주다보니 목동까지 *_*

아참.. 그리고 제가 아이이름을 제대로 알려드리거나 그러지 않아서 병원가보니 남양진접이 로 되어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사는 곳이 남양주시 진접읍 이여서........... 하하하핳 뭐 좀 어울리는것 같기 도하고 ^^ 귀엽더라구요

나비란 이름은 너무 흔하긴 해서 좀 바꿔주고 싶기도 하긴 했고요 ㅋㅋ나중에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ㅎㅎ

 

정말 처음 구조부터 수술 치료까지 계속 신경써주시고 연락해주시고 전화해주시고 도와주시고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신 감자칩님 정말정말 감사드리구요.

저에게 수고했다고 자꾸 말씀해 주셔서 저는 면목이 없습니다ㅠㅠ... 제가 무슨 고생을 했다고요..감자칩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이에요.

 

예원님도 아이 다친 것부터 병원 까지 같이 와주시고 고양이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저에게 많이 알려주시고, 나비를 위해서 도와주시고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마음이 약하셔서 나비를 보시고는 같이 눈물 보이시고..ㅠㅠ

이동가방을 빌려주시기로 했던 동네에 고다회원분도 병원번호도 알려주시고 계속 도와주셔서 감사하구요

 

! 그리고 너무 친절하고 수술도 치료도 너무 잘해주신 병원 원장님 (바쁘셔서 잘 못뵙고왔지만), 설명해주신 선생님, 언니들도 정말 감사하구요 

정말 믿을 수 있는 병원이라고 생각해요.. 치료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천사같으신 분들이 있나 모르겠어요

능력이 없는 저와 능력있는 모든 분들 덕분에 아이가 잘 치료받고 있습니다.

 

애써주신 모든 분들 댓글남겨주시고 알려주시고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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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식빵자세. 당시 임신이라 배가 뚱뚱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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