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동네 인터뷰] 공존하는 평화로운 동네가 되기까지

by 운영지원3 posted Feb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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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9년 말 이 아파트로 이사 왔고, 현재 단지 내 길고양이들을 책임지고 돌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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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사 왔을 당시부터 이미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분들이 계셨어요. 다만 TNR이 진행된 아이들은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매년 임신한 고양이가 생겨나 새끼 고양이들이 많이 태어나고 또 많이 죽었습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던 저는 처음에는 그냥 오고 가며 츄르를 챙겨주기만 했어요.

그러다 점차 개체 수가 늘어나고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염려되었습니다.

이후 커뮤니티와 카페를 통해 공부를 시작하고 TNR과 함께 체계적으로 돌봄을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아파트 단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고양이들을 소개해 주세요.

현재 4마리의 고양이가 아파트 단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1) 찐빵이

찐빵이는 가장 오래 생활한 터줏대감, 대장냥이에요. TNR을 하기 전엔 매일 다른 고양이와 싸우고 다쳐서 왔어요.

TNR 이후엔 많이 순해져서 새로운 고양이가 밥을 먹고 가도 잘 받아주어요. 최근에는 구내염으로 인해 발치 수술을 하였습니다.

 

(2) 고순이

고순이는 찐빵이와 베프인 아이에요. 한차례 출산을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새끼는 오래 살지 못했어요. 이후에 TNR을 해주었습니다.

 

(3) 순이

순이는 비교적 늦게 영역에 나타난 아이에요. 처음에는 새끼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나중엔 독립을 시켰는지 어느 순간부터 혼자 있더라고요. 암컷이기에 바로 TNR을 해주었습니다.

 

(4) 도끼

도끼는 유일하게 첫 만남 때부터 TNR이 이미 되어있었어요. 여기저기 영역을 떠돌아다니다가 자리 잡았습니다.

 

 

*현장을 방문했을 때, 마침 낮잠을 자고 있던 찐빵이와 고순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평소 급식소를 방문하는 시간대가 아니라 다소 당황한 듯 보였습니다.

본의 아니게 단잠을 깨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도시 한편에 마음 놓고 푹 잠들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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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단지 내 두 곳에 급식소와 겨울집을 나누어 설치해두었습니다.

퇴근 후 매일 사료를 교체하고, 주변 청소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더위에 대비하고, 겨울철에는 보온에 특히 신경 쓰며 계절에 맞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돌봄은 주로 제가 메인으로 맡고 있으며, 몇몇 주민분들께서 보조로 함께 도와주고 계십니다.

기본적인 급식과 위생 관리뿐 아니라, 아픈 아이가 발생하면 치료를 진행하고 약을 먹이며 책임감을 가지고 돌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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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새끼 고양이가 지하 주차장에 나타났어요.

어미가 보이지 않아 아파트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고, 주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돌봄에 직접 참여하지 않던 주민들까지 주차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작전을 짰어요.

워낙 작고 잽싼 아이라 여기저기 차량을 오가며 숨기를 반복했고, 나중엔 개를 반려하시는 분이 직접 집에서 펜스까지 가져오셨어요.

결국 어설프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새끼 고양이를 무사히 포획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제가 임시 보호를 맡아 입양 홍보를 진행했고, 다행히 평생 가족을 찾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애를 태우며 긴장했지만, 지금 떠올려보면 웃음이 나는 그리고 조금은 사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돌봄을 하면서 가장 쉽지 않은 것이 있다면?

아무래도 아픈 아이들을 마주할 때가 가장 힘들어요. 심적으로도 많이 마음이 아프고 현실적으로 치료 비용 역시 적지 않습니다.

또 언젠가 제가 이사를 가게 된다면, 그 이후 이 아이들의 돌봄은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걱정도 늘 마음 한편에 있습니다.

 

 

*알고 보니 길고양이 돌봄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정기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회원이셨던 캣돌보미분.

협회는 후원회원을 대상으로 TNR 및 치료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직접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해당 사항을 안내드렸습니다.

또한 이사 등으로 인해 돌봄의 공백이 우려되는 경우, 이처럼 돌봄의 주체와 관리 방식이 명확히 정리되어 있다면 후임자를 찾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누가 언제, 어떻게 돌보고 있는지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중복 돌봄이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캣돌보미 간에도 서로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개인 간의 이해관계를 넘어, 무엇이 공동체의 평화로운 공존과 길고양이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인지 충분히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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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꽤 오랜 시간 급식소를 관리해왔지만 갈등이나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2년 전 새로 입주한 주민이 갑자기 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 위생 문제와 톡소플라즈마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확인된 바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단지에서 함께 살아온 길고양이들을 이웃으로 바라봐 주시는 주민분들이 많았습니다.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 상황은 일시적으로 정리되는 듯했어요. 그러나 몇 달 뒤, 급식소가 불법 적치물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 사유만 달리한 민원이 반복되었니 사실 길고양이로 인한 실질적인 문제라기보다,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문제로 보였어요.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2014)은 길고양이와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는 캣돌보미를 고위험군으로 가정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캣돌보미의 톡소포자충 감염률은 고양이와 전혀 접촉하지 않는 사람보다 오히려 0.3% 낮게 나타났습니다.

, 길고양이와의 접촉이 감염률을 높인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람의 톡소포자충 주요 감염 경로는 고양이가 아니라 덜 익힌 육류 섭취로, 이는 전 세계 감염 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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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현명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님과 오랜 논의를 거쳐 길고양이 돌봄 가이드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해당 내용을 아파트 커뮤니티에 공유했어요.

 

이 과정에서 고양이를 좋아하느냐와 같은 각자의 취향을 내세우기보다, 주민 간 갈등 사안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고자 함께 고민해 주신 회장님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회장님은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아하는 분은 아니었거든요. (웃음)

 

또한 논의 끝에 정해진 사항을 존중해 주신 관리사무소 관계자분들, 그리고 가이드를 이해하고 납득해 주신 주민분들 덕분에 상황을 평화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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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이 개인의 임의적 행동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했고,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셨어요.

실제로 몇 년째 개체 수도 유지되고 있고 길고양이로 인한 특별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거든요.

더 이상의 추가 민원은 1건도 제기되지 않고 있습니다.

 

 

*협회는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직접 방문해 현장의 의견을 확인했습니다. 실제 단지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길고양이로 인한 훼손, 대소변, 소음 등 통상적으로 제기되는 문제 여부를 확인한 결과, 관련 불편은 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관리사무소의 역할에 대해, 관리사무소는 민원 접수 시 행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위치에 있으나, 주민 간 충분하고 평화로운 논의가 선행되었기에 원활한 대응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주민 간 합의된 사항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관리 주체로서의 책임 있는 태도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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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감정적인 반응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근거 없는 혐오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체계적인 관리 없이 돌봄이 이루어지는 사례 역시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고 봐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관리와 TNR,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원칙이 지켜진다면 주민 간 큰 갈등 없이 충분히 공존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살기 좋은 동네란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세요?

 

각자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진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뿐 아니라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까지 배려하며 공존을 선택하는 동네가 진정으로 살기 좋은 곳이 아닐까요?

 

 

 

 

 

 

 

 


 

길고양이 갈등은 이제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관리사무소, 주민, 캣돌보미 등 다양한 이웃이 얽힌 우리 모두의 '생활 이슈'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협회에 접수되는 문의의 핵심은 고양이 그 자체보다, 이웃 간의 마찰과 갈등인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곳에서 길고양이 돌봄과 관련해 갈등을 겪고 있기에, 사실 이 아파트를 방문하며 어떤 특별한 해법이나 대단한 비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답변은 단순하고 명쾌했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끝까지 대화하는 태도. 거창한 규칙을 만들고 복잡한 법적 분쟁을 하는 것이 아닌, 아주 작은 배려와 이해면 충분합니다.

 

우리는 작은 불편과 양보에 무척 예민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주거 공간에서는 주민 간 갈등은 피할 수 없이 발생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를 가리는 날 선 공방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성숙한 고민입니다. 서로의 불편함을 존중하며 대화를 이어가고, 작은 이해와 양보를 쌓아가며 갈등을 해결해온 이웃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공존의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갈등을 넘어 공존의 길을 만들어가고 계신 캣돌보미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 사람의 실천이 지역 사회에 따뜻한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셨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큽니다.
흔쾌히 이야기를 나눠주신 용기와 노력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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