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니노의 부고 소식을 전합니다.

by 운영지원3 posted Jan 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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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니노의 부고 소식을 전합니다.

 
한 시민의 돌봄을 받으며 오랫동안 길에서 살아왔던 니노.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나타난 니노의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짓무른 딱지로 뒤덮인 얼굴, 앙상하게 마른 몸, 제대로 뜨지 못하는 한쪽 눈까지. 그렇게 구조된 니노는 완치가 없는 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았습니다.
 
노력에도 입양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고, 결국 니노는 쉼터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면역 체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계속해서 크고 작은 합병증과 싸워야 했던 니노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날씨와 컨디션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며 반복적인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이어진 치료들 속에서 니노는 자주 사람을 피해 싱크대 아래로 숨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니노도 고양이 친구들은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아픈 몸으로도 새로 입소한 친구들의 적응을 살뜰히 돕던, 한없이 사랑 많은 고양이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고 손길을 허락해 준 니노는, 기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인기척이 들리면 조용히 다가와 몸을 기대 주곤 했습니다.
 
중증 구내염과 당뇨, 피부병까지. 끝없이 이어진 질병 속에서도 니노는 고통 대신 희망을 선택했습니다. 눈에 띄게 살이 빠지고 긴 투병으로 예쁜 얼굴이 지저분해져도, 친구들이 다가오면 기쁘게 인사하던 니노. 귀찮을 법도 한데 어린 동생들의 장난도 잘 받아주며 늘 친구들과 어울리려 했던 아이였습니다.
 
니노는 야윈 몸과 눈에 띄게 떨어진 기력 속에서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우리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다정했던 니노는 오랜 시간 함께한 쉼터 활동가의 품에서, 마치 깊은 잠에 드는 것처럼 조용히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제 니노는 아픈 몸을 내려두고 토실토실하고 다정했던 모습으로 먼저 떠난 친구들을 만나 편히 쉬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평생 완치 없는 질병과 함께했지만 니노의 하루를 지탱해 주신 후원자님 덕분에 니노는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계속해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시간들 속에서도 니노는 늘 사랑을 택했고 누구보다 반짝이는 삶의 의지로 오랜 시간 우리 곁에 함께해 주었습니다.
니노를 향한 우리의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졌기를, 아팠던 고양이가 아닌 사랑 많이 받은 고양이로 지구별 여행을 마쳤기를.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했던 니노, 니노를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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