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님이 육십을 슬슬바라보면서 뭐가 좋단다하면 일단 먹자고 뎀벼요.
그래 복분자주가 남자한테 좋댄다고 몇년을 빠지지않고 담는데
올해도 복분자 나올철이 되어가는지라 작년술을 걸렀지요.
유리병에 남아있는거 따라부으면서 밑바닥에 과육이랑 남은거 체에 바치면서 좀 궁금하더란거...
치자는 술을 일절 한모금도 못해요.
일단 냄새도 싫고 술먹고 헤롱헤롱해서 된소리 안된소리하는 사람덜도 싫고해서리...
도대체 뭔맛으루다 영감님이 하루도 안빠지고 한잔씩하능고 싶어서 국자로 쬐금 먹어봤더래요.
뭐 아무맛도 안나네요???
너무 작게 먹었나싶어 국자에 조금 더 떠서 홀짝.
조금 싸한데 별맛을 모르겠세요.
그래 또 조금. 또 조금. 그러다 한국자택이나 먹었다는........
술을 다 걸러고 괭이덜 똥간을 치울라는데 눈앞이 베엥베엥 돔시로 궁뎅이가 지맘대로 털부덕 주저앉아요.
또 일어서려는데 괭이똥간에 발이 걸려 자빠질뻔했세요.
아이고머니나............!!
암만해도 술이 취했나베요.
엉금엉금 거실로 기어들어와 드러누워서 생각해보니....
점심때 아들이 남긴 카레에 밥을 비벼먹었세요.
그리고 입가심으로 진하게 커피도 한잔.
그리고 술을 떠먹었으니 진한맛에 혀가 헤롱거림시로 술맛을 지대로 못본게에요.
그런데 독한 복분자를 큰국자로 한국자택이나 낼름했으니 안취하면 이상하제요?
요강을 엎는다고 복분자라는데 치자는 괭이똥통을 엎을뻔했으니 머라구 불러야 한데요?
하여간 에라이하고 한숨잘자고 일어났더래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