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악한 동네다보니 참 어이없는일도 당합니다.
삼일전 아침에 마당에 고만고만한 쥐가 세마리나 엎어져있세요.
두마리는 그냥 물어뜯은 자국만 있고 한마리는 상체는 없고 뒷다리두개와 꼬리만...
도대체 언넘이 잡아와서 이리 뜯었을꼬하고선 그냥 치웠더랬어요.
우리집 아이들은 쥐잡아와도 그냥 가지고 놀다 죽어버리면 집사아지메더러 치우라하고선 집어던져요.
그런데 앞다리랑 대강이를 누가 먹었노했는데 왠지 뒷머리가 씀벅씀벅해요.
쥐가 한마리도 아니고 크기가 같은넘이 세마리라???
저녁에 전부 방에 들어와서 자는데 세넘이 안보여요.
몬주랑 은진이 진오 .
젤루 어린넘들 셋이 어디서 자는지 거실에 없어요.
마당에 스티로플박스안에 나란히 들어앉아서리 지들끼리 계모우고 있어요.
전부 어른냥이들만 사는데 젤루 어린넘들이라 지들끼리잘 어울려 장난도 치고 같이 어울려 자고 합니다.
새벽에 아무래도 밖에 춥겠다싶어 방에 들이려고 박스안을 들여보는데 진오란넘 배가 이상해요.
그냥 숨쉬는것이 아닌 몹시 힘들어하는 불룩불룩하는 그런배말에요.
방에 데려와 진오야진오야 그러는데 갑자기 경련을 하고 몸부림을 치더니 피가섞인 가래를토하고 그만 숨을 안쉬요.
새벽네시에 하도 어이가 없고 황당하기도하고 기가멕히데요.
혹여 다른애들이 볼까봐 얼른 신문지로 싸놓고 몬주랑 은진이도 방에 데려와 보니 애들은 그냥 괜찮아요.
아침 일찍 진오가 잘앉아있던 석류나무밑에 고이묻고 돌아서는데 몬주가 옆에서 픽쓰러져요.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서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아들 밥챙겨서 학교보내고 똥간치우고 괭이덜 점검을 하는데 몬주랑 은진이는 자고 있어요.
점심무렵 몬주가 비실비실 나오더니 픽쓰러집니다.
그러니 끙끙 앓는소릴하는지라 품에 안고 머릴쓰담쓰담해주는데 피가 섞인 가래같은걸 흘리더니 눈동자가 풀려요.
그리고 은진이도 결국 같은 증세를 보이고...
세녀석이 같이 쥐약먹고 비실비실하는 쥐를 잡아와서 뜯어먹었나베요.
큰애들은 쥐를 안먹는데 난생 처음 쥐사냥에 성공했다고 지들끼리 한입씩 뜯어먹었던가베요.
참 어떤 인간이 약을 놓았는지...
농사철되면 시골은 쥐약천집니다.
쥐잡으려 놓고 괭이잡으려놓고....
쥐약놓는거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버글버글하는곳이 시골입니다.
한겨울에 꽁꽁언 밥찌꺼기 뜯어먹던 진오도 김장양념다라이에 빠지고 별라게 날래던 은진이도
피부병으로 털이 다빠져서 너무 못생겼던 몬주도 하루아침에 별이 됐어요.
몬주도 진오묻은 옆에 석류꽃으로 피어나 엄마랑 다시 만나자하고 묻고 은진이는 수국나무옆에 묻어줬세요
파찌따라와서 우리집 식구가 되었으니 푸른수국꽃으로 다시 피어 엄마만나자고요.
도대체 누구에게 원망을 해야하지요?
요새 쥐약은 금방 죽는게 아니고 하루이틀지나야 약효가 난다니 약을 먹었는지도 모르고 손도 못써봅니다.
가뜩이나 인간혐오증에 걸려있는판에 아이들을 이렇게 잃고보니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정말이지 어디 산이라도 하나사서 아이들 데리고 이사라도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