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보협구조] 오피스텔 버리고 간 14마리 유기묘 구조 후기

by 고보협 posted Mar 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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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11묘.jpg

 


오피스텔에 버려진 14마리 고양이들 구조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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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도 사료도 없이 방치되었던 오피스텔 모습입니다.


 


 


 


 


 


 




*14마리 오피스텔 유기묘 이야기.





“이젠 꽃길만 걷도록 하자”








 도움을 주기 위해 어려운 걸음을 했던 단체나 고생하는 활동가들이 들으면 서운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미숙한 초기 대응 때문에 고양이들이 죽는 일도 생기고, 더 심각한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고보협의 입장을 정리하여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진심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추석에 고보협으로 다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에 14마리 고양이들이 버려져 있다는 충격적인 제보였습니다. 고양이의 보호자라는 사람은 부동산 측에 고양이들을 알아서 처리를 해달라는 문자만 남기고 방을 비웠다고 했습니다.




당시 고보협 상근자들은 또 다른 긴급한 구조 현장에 나가있던 터라 오피스텔로 바로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목격자분들께 아이들의 상태를 물어본 후 안정을 취하게 해달라고만 부탁했습니다. 부동산의 배려로 아이들은 그 오피스텔 방에서 하룻밤 지낼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고보협 구조인력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rescue3.jpg


 



목격자분들은 다급한 마음에 여기저기 연락을 했고, 지역의 한 캣맘 협의회에서 오피스텔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대형케이지로 아이들을 다 옮겼습니다. 하지만 보호자가 있는 고양이를 외부로 데려가면 고발당할 수도 있다는 법적인 이유를 들며 그 케이지를 그냥 주차장에 방치하였습니다. 이 때부터 고양이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rescue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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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 안에 갇힌 채 갑자기 외부에 노출되자 아이들은 공포와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습니다. 14마리가 있기에는 비좁은 케이지 안에서 겹겹이 쌓인 아이들 중에는 출산묘와 아기냥이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태어난 지 며칠도 안 된 아기냥이들은 소방서와 임시 보호처로 가게 되면서, 어미와 강제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인근의 상가 사람들도 좁은 케이지에 11마리나 되는 고양이들이 갇힌 채 행인들에게 노출이 되어 있는 모습에 걱정이 커졌습니다. 새벽 내내 다른 구조 현장에 있던 고보협은 계속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통화를 하였고 그 다음날 바로 아이들을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차량 봉사팀과 현장이송 봉사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 도움 속에 무사히 협력병원에 도착을 하였고, 제일 먼저 출산을 한 어미 고양이를 찾았습니다. 어미는 3시간 만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틀 동안 어미와 생이별하게 되어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진 아기 고양이들은 버티지 못하고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그 캣맘 협의회의 초동 대응에 의문이 생깁니다. 이미 보호자란 사람은 문자로 고양이를 유기한다는 의사를 통보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고양이를 데리고 가면 보호자에게 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면서 아이들을 좁은 케이지에 다 몰아넣고 길가에 쌓아두다시피 하고 철수했습니다. 아이들은 또 한 번 버림을 받게 된 것입니다. 더욱 나쁜 환경으로 내몰아졌습니다. 그리고 세 마리의 갓 태어난 아기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부동산에서는 방 안에서  지내도록 배려까지 해주었는데, 차라리 길가에 방치하지 않고 유기된 오피스텔 방에서 지내도록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대충이라도 방을 정리해서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사료와 물을 주고 토닥거려주었다면 어미는 새끼를 잃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요? 초기 대응의 사전 지식만 있었더라면...



손원장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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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협 협력 병원에서는 11마리가 서로를 보면서 입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방 전체를 입원실로 사용하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다들 오래 굶었는지 허겁지겁 물과 사료를 먹더군요. 갑자기 먹어서 배탈이 났는지 계속되는 설사가 탈수로 이어질 만큼 심각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중성화 수술도 되어 있지 않았고 귀진드기, 세균성 감염 등 여러모로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보협은 11마리 냥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3달 정도 충분한 치료와 휴식을 취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아이들이 건강함을 되찾은 이 순간 이렇게 회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고보협은 아이들의 건강이 최우선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그간 아이들의 건강만을 기원하며 침묵하였습니다. 현장 방문을 했던 지역 캣맘 협의회는 자신들이 구조를 한 것으로 글을 올리고 이슈화하였고, 현장 목격자분들은 오히려 그 캣맘 협의회에 대해 분노하고 항의하는 제보를 해왔습니다.




이런 일들에 대해 그동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하려고 합니다.


빛나야 하는 것은 사람도 아니고, 활동가도 아니고, 단체도 아닌


소중한 생명인 이 아이들이 아닙니까?





정확하지 않은 법적 지식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버려진 아이들이 길에서 또다시 고통 받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모금이나 이슈화에 더 신경 쓰는 단체들 때문에 아이들이 도리어 고생하는 일이 생겨서도 안 됩니다.





모금이 되어야만 구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얼마나 이슈화가 가능해야 뛰어들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생명입니다. 무엇을 재고 무엇을 따지기엔 다급한 생명들입니다.



아이들은 임보처에서 지내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습니다. 11마리 중 8마리는 입양을 가게 되었고, 마음의 문을 가장 꽁꽁 닫아둔 세 아이들이 꽃길을 걷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11월 15일


11마리 아니.. 별이된 아이들까지 포함하여 14마리 생명을 버리고 간 사람과 통화를 했습니다.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도리어 새끼 죽였다고 탓하며 비웃던 그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한국고양이보호협회 활동의 막중함을 다시 한 번 새겼습니다.





이 아이들의 삶속에 웃음이 가득할 수 있도록 기억해주세요.


마지막 한 마리까지 엄마, 아빠 품에서 살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 아이들을 내세워 모금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금이란 것 때문에 길가에 노출되어 두려움에 떨게 내버려두었던 것이 너무 미안하기에...


별이 된 아기들에게 미안하기에.. 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 아이들의 삶을 위해 응원해 주세요.


본 글에 아이들을 위해 응원 댓글 달아주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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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 분들이 참 많습니다.


긴박한 그 시간 속에 새벽까지 아이들 상태 확인을 위해 현장을 지켜 주신


고보협 회원님들 미남사랑님, 옐롱맘님, 보름이엄마님. 그리고 밤새 아이들 걱정으로 돌아가며 봐주신 인근 상가 건물 사장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현재 형제들끼리 조금이라도 안정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아이들을 임보해 주시고 현재도 임보 중이신 미르님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또 이번 아이들이 임보처로 이동한 후에도 아픈 아이들 위해 아이들 임보처로 직접 방문해서 늘 진료와 건강 체크 해주시는 하니동물병원 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11마리 고양이들이 건강하게 치료받고 입원 할 수 있도록 후원 해주신


‘궁디팡팡마켓’ 옆구리살님, 후원금 2,000,000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이들을 위한 큰 후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언제나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함께 해주시는 고보협 후원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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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처에서 사랑 받으며 지내는 아이들..


 



여러분에 후원이 있기에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활동할 수 있습니다.



SNS 등에서 11마리 유기묘에 대해 많은 질문과 걱정, 문의가 많았는데 이제야 늦은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슈 만들기에 매몰되기보다 진정성으로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되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며 길고양이를 위해 다 똑같이 고생하는데 너무 심하게 질타하지 않나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캣맘 단체나 길고양이 모금 프로젝트 중 일부에서 활동과 모금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많이 봅니다. 제대로 된 운영과 활동 문화 형성을 위해 이 글을 쓴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현재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유기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관련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구조된 아이들 가운데 3마리는 아직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아직도 사람을 무서워 하고 마음을 열지 못했지만 분명 좋은 가족을 만날것이다.


마지막 3마리 모두가 행복한 꽃길 묘생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것이다.


이 아이들을 위해 임보나 입양이 가능하시다면


kopc@hanmail.net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아가냥.jpg


아가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너희를 잊지 않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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