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이에요.
설날에 못 보던 길고양이 한 마리가 아파트에 나타났어요.
저를 보더니 보통 길냥이들처럼 경계하는 것 같지도 않고 꼬리를 요렇게 구부리면서 관심을 보이더군요.
제가 컵에 물 따라주니까 다 마시고 저희 집 현관까지 따라오는 걸 봤습니다..
제가 사료 들고 내려오니까 현관 옆에 다소곳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어느 아저씨가 쓰다듬어 주니까 도망가지도 않구요.
며칠 동안 안 보여서 주인이 찾아갔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제가 밤중에 사료 놓으러 아파트 화단 구석으로 가니까, 그 고양이가 냥! 하면서 갑툭튀; 저한테 먼저 알은 체를 해서 깜짝 놀랐다지요..
오늘은 분리수거함 근처 사람들 눈에 다 띄는 곳에서! 햇볕을 쬐면서!! 느긋하게 앉아 있더라구요.
어린 아이가 15분+ 동안 쓰다듬고 우쭈쭈 해도 귀찮은 티 안 내고 그 자리에 있었어요.
(불안해서 저희 집에서 계속 지켜보다가 결국 내려가서 주의를 줬어요ㅋㅋ눈에 너무 띄면 해코치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고양이한테 안 좋다구요...그러나 그 와중에 그 아이의 친구인 남자아이가 지나가면서 그 장면을 봤다는 거죠...)
설마설마 했는데, 이 정도로 사람 안 무서워 하는 길고양이는 처음이라..
아무래도 주인을 잃어버린 냥이인 것 같거든요.
원래 주인 되시는 분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