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보협구조

[확인]노량진동 재개발구역 탈장냥이 구조후기 입니다~

by 희정이 posted Feb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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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길아이들 급여한지는 3년차이지만 구조 경험은 전무했던 초보 캣맘입니다.

이번에 고보협에서 도움을 받아 탈장이 심한 아이를 무사히 구조하였습니다.

 

 

제가 밥을 주는 곳은 노량진동 재개발지역인데 업체 부도 이후 빈집들과 이를 둘러싼 철문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곳이에요. 사람이 진입할 수 없는 철문 너머에 고양이 여러 마리가 살고 있고, 철문 아래로 사료와 물을 챙겨 놓으면 아이들이 나와서 먹곤 합니다.

 

 

며칠 전, 한 동안 안 보이던 아이가 밥을 먹겠다고 나와서 앞을 휙 지나가는데 항문 쪽으로 벌건 것이 튀어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급히 사진을 찍어놓고 여기 저기 알아보니 탈장이었고, 빨리 치료해주지 않으면 괴사되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하여서 다급하게 온갖 곳에 도움을 요청하였어요.

 

 

여러 동네 캣맘 분들이 나서 주셔서 철제 통덫, 플라스틱 덫, 뜰채 (나중에 알았지만 뜰채는 별로 좋은 생각이 아녔어요 ) 등등을 동원했어요. 그런데 저희들 사이에서는 나름 베테랑인 10년차 캣맘 언니도 결국 못 잡으셨고, 119에서도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하셔서 여러 동물 단체에 구조 도움을 요청 드리게 되었어요. 고보협에는 조금 뒤늦게 구조 요청을 하였고요. 몇몇 단체에서 통덫을 빌려주겠다고만 하실 때는 정말 막막했는데 마침 고보협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게시판에 신청하는 형태라 연락이 빨리 올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글 올린 지 반나절 안돼서 핸드폰 연락 주셔서 놀랍고 반가웠어요.

 

 

바로 다음 날 오후 2시부터 구조에 착수했어요. 아이가 나와서 밥 먹는 자리에서 만났고, 구조 활동을 하시는 동안 저와 다른 캣맘 언니들은 근처에서 대기하였어요. 저희가 마음이 조급하기도 하고 오늘 못 잡고 며칠이나 걸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구조하러 나와주신 분이 잡힐 거라고 저희를 안심시켜 주셨어요.

 

 

아이가 잡힌 것은 오후 7시 경, 5시간의 구조 활동 끝에 구조를 할 수 있었어요. 사실, 기다리는 내내 밥 주는 캣맘들도 못 잡았는데 잡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였어요. 7시 쯤 전화 오셔서 아이가 나왔다. 잡힐 것이니 올라오라고 전화를 주셨을 때도, 나오면 다 잡을 수 있는 건가? 갸우뚱거리며 올라가다가 아이 잡힌 거 멀리서 보고 대박대박대박!!’ 소리 지르면서 뛰어갔어요.

 

 

어떻게 잡으셨냐 우린 못 잡았는데 흥분해서 여쭤보니, 통덫을 놓을 때 내부가 소독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들어간다, 뜰채는 아이를 몰아서 잡을 때만 사용해야지 잘 못 사용하여 아이가 겁을 먹게 되면 절대 못 잡는다 등 팁을 알려 주셨어요. 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시도하였는데 이번에 한 수 배울 수 있었어요.

 

 

구조한 아이는 탈장이 심한 상태라 급히 목동에 하니동물병원으로 옮겨서 수술하였어요. 아이 마취해서 눕히고 가까이서 봤는데, 장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튀어나와 있어서 놀랐고 체구가 작고 너무 말라서 또 한 번 놀랐어요. 최근에 거의 못 먹었을 것이라 하시더군요 ㅠㅠ 거리를 두고 밥 줄 때 잠시 잠시 보는 거와는 정말 달랐고 제가 아이 상태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에 미안했어요.

 

 

수술 후에는 꼬리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 수술 부위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변을 씻고 말렸어요. 아이에게 탈수가 있는데 아마 설사를 많이 했을 것이고 탈장도 그것이 원인이 된 것 같다고 하셨어요 ㅠㅠ

 

 

탈장만 문제인 줄 알았는데 또 치아 상태도 매우 안 좋았어요. 치아 스케일링 중에 보니까 치아가 빠진 것도 있고 치주염도 있다고 하네요 ㅠㅠ 아이가 정말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아이 주사 맞고 입원실에 들어가는 것 보고 병원에서 나섰어요. 구조 활동 중에 tnr이 안 된 고등어 태비 남아도 한 마리 구조하여 중성화 수술 후 입원조치 해 주셨는데 그 아이도 확인하고 나왔어요.

 

 

제가 캣맘이고 또 고보협 회원이지만 왠지 고보협이 멀게 느껴졌는데, 이번에 구조 도움을 받게 되어서 정말 기쁘고 고보협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장시간 구조 활동 중에 고생스럽지 않으시냐, 음료수라도 사드릴까 여쭈었을 때 괜찮다, 우리 다 같은 마음이다 라고 말씀 주신 것 감동적이었어요 ㅠㅠ 병원을 나선 것이 저녁 9시 경이었으니 7시 간 동안 구조, 이동, 수술, 입원까지 챙겨 봐주셨는데, 그 동안 식사도 제대로 못 하셨을 것 같아서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힘들게 구조해 주신 아이들 제가 앞으로 더 잘 보살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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